무슨 향기가 날까?
오락가락하는 날씨속에 우산 한개와 핸드폰만 가지고 집 앞 천변에 나왔다.
마음은 두시간을 걸어 도착할 수 있는 모악산을 종착지로 뒀으나 천변길에 있는 까페에서 나오는
뜻도 모르는 팝송에 이끌려 까페 뒤뜰에 앉는다.
옆 테이블 사람들의 가정사와 세상사는 얘기,
나무에 걸쳐있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팝송,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
자전거 소리, 바람소리...
이런날은 시 한편을 딱 쓰고 가고 싶어지나
머리속이 막막한것이 오락가락하는 오늘의 날씨와
부합된다.
들판은 황금색 물결이다.
이 시간은 저 황금들판이 내꺼인냥
다 가질요량으로 한참을 누리다 지나간다.
억새풀 부대끼는 소리와
찻잔 부딪히는 소리와
말라버린 연잎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우산한개와 핸드폰과 주머니에 잘 넣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