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툴 마림바이야기#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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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리서치와 데스크리서치가 끝났다. 팀원들이 합류하니 이전에 존이 했던 리서치에 비해 훨씬 깊이 있는 데이터들을 모을 수 있었다.
사용자리서치는 일부 '줌' 서비스와 일부 오프라인으로 만났다. 보통 해외의 경우 미팅을 잡을 때 3~4일 정도는 여유를 두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팀이 꾸려지자마자 첫날부터 전화 또는 이메일을 했다.
우선 연락한 곳은 지인들을 대상으로 했다. 존, 소피, 에피, 조, 애나는 각자 아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이었고, 지인이라도 모두 프로페셔널하게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으므로, 우리게에 좋은 이야기만 해줄리 없었다.
그중에 우리가 타깃으로 생각하는 20명 이하의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의 프로덕트 매니저들을 가장 최우선 순위에 놓고 우선순위로 나열했다.
그리고 미팅을 잡았다. 하루에 4개 정도를 최대로 잡았다. 과거 경험으로 미뤄볼 때 인터뷰하는 시간이 1시간이더라도 정리 및 토의하는 시간이 2시간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이 인터뷰를 정리하는 것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들이 속한 투자 스테이지(예) 에인절, 시리즈 A, 시리즈 B 등)와 규모에 따라 일하는 방법과 조직문화가 매우 상이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엔젤 스테이지에 있는 스타트업은 모든 것을 소수의 구성원들이 헤쳐나가야 하는 챌린지들이 있기에, 우선 여유가 없다.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정보 취득 방법을 고민하고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려고 하며 최대한 낭비를 없앤다. 구성원 모두가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하되 병목 없이 해결해야 회사 전체가 동작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밤낮없이 일하고 일한다.
시리즈 A 이상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은 '프로덕트 마켓핏'(제품의 가치를 시장에 인정받음)을 어느 정도 찾은 경우가 많았고, 인력이 20명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조직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일하는 공간의 모습이나 활용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들은 '공감'을 하며 그들의 일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데 매우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었다. 제품에 대한 철학도 충실하게 다듬고 있었다. 제품의 비전과 철학적인 고민들이 일하는 곳곳에서 묻어났다. 이 모든 활동은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었다.
시리즈 C 이상 스타트업에 다니는 프로덕트 매니저도 인터뷰했는데, '프로덕트 팀'의 경우 일하는 태스크나 툴에는 규모가 작은 회사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다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변팀들이 있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었다. 이전 스테이지의 회사들은 조직문화 등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적은 품을 들이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구성원들이 업무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팀원들이 모두 모여 어느 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디자이너 애나가 인터뷰 결과를 설명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애나는 세 가지 회사의 종류를 먼저 설명했다.
개발 리더 콜은 말했다.
"크게는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셋 다 너무 달라서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혼란스럽네요"
애나는 말했다.
"우선 공통적으로 들은 이야기와 다른 이야기를 구분하여 팀원 모두에게 알려드릴게요. 우선 소프트웨어개발팀에서 사용하는 툴의 수가 8개 이상이다. 16명 중 16명이 그렇게 답했어요. 또한 원격근무 시 비디오/오디오 콜은 감성적 공감이 어렵데요. 16명 중 13명이 답했습니다."
"감성적 공감이 뭐죠? 더 자세히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
개발자 케이트가 물었다. 애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음.. 대화를 할 때 보면, 우선 원격 근무 상황에서는 서로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아요. 때문에 비디오/오디오 콜이 연결된 상황에서는 주로 업무 얘기만 하려고 하죠. 때문에 뭔가 커피를 마시거나 팀의 친밀도를 쌓을 수 있는 '공감'을 하기 어렵다고 해요. 또 다른 이야기로, 업무를 할 때 같은 방향을 보려면 결과뿐만이 아니라 과정에 대한 콘텍스트를 서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게 어렵다는 이야기도 5명에게 나왔어요."
"아, 그것은 정말 공감되네요. 비디오/오디오 콜의 한계는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많은 부분 대화가 아닌 프레젠테이션이 되어버리죠. 앞에 사람이 이야기하는데 끼어드는 것은 예의가 아닌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 오프라인 대화와 다른 것 같아요."
프로덕트 매니저 소피가 이야기를 보탰다.
애나는 차근차근 16명의 인터뷰 결과를 팀원 모두와 공유했다. 많은 질문과 토의가 오갔다. 1시간 반을 꽉 채워 팀원들 모두가 인터뷰 콘텍스트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사용자 리서치 결과에 대해 공유한 뒤, 프로덕트 매니저 에피는 데스크 리서치의 결과 공유를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5분 쉬는 시간 후 곧바로 시작했다. 먼저 에피가 말을 이었다.
"우선 원격근무는 이제 많은 부분 일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로 미국과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원격근무를 효율적으로 일하는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둘이 보이는 패턴은 좀 다른데, 미국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주변에 급격히 올라가버린 집값과 연봉 때문에 원격근무를 통해 적은 연봉을 줘도 되는 우수한 인재를 찾기 위해 원격근무를 택하는 것이고, 유럽의 경우는 일과 생활의 균형 때문에 원격근무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원격근무자들의 수는 지난 3년간 수치로 159%나 증가했네요."
"아.. 한국은 땅이 좁아 이런 일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그들은 원격근무를 하면서 고민이 많겠어요."
개발자 켄이 말했다. 에피는 말을 이었다.
"네, 맞아요. 하지만 우리가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해요. 존, 우리가 북미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것 맞죠?"
에피는 제품 디렉터인 존에게 물었고, 존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복수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봤는데, 특히 SaaS는 국내 사업 확장이 매우 제한적이라 해요. 또한 우리 회사는 당연히 글로벌을 먼저 우선시할 회사기도 하고요. 우리는 협업 시장의 심장부를 타깃 해서 사용자들에게 인정받아야 합니다."
팀원들은 그동안 수차례 존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였다. 에피는 설명을 이어갔다.
"아.. 얼마 전 리서치 회사 한 곳에서 제공한 리포트 중에 흥미로운 것이 있었어요. 그것은 원격근무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이었죠. 첫 번째는 일과 삶이 잘 분리되지 않는다는 문제였고, 두 번째는 우울증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우울증이요? 정말 흥미로운데요? 원격근무를 하면 외로움을 느끼게 되나 보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개발자 키가 물었다. 조가, 부연설명을 했다.
"원격근무를 오래 하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사무실에서 팀원들과 커피를 마시는 등의 시간을 보내기가 어려워지죠. 일하는 기계가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때문에 어떤 회사에서는 이 외로움과 우울증을 느끼는 팀원들을 대상으로 '즉흥연기' 같은 프로그램을 한다고 해요"
2시간 30분에 걸친 사용자 리서치와 데스트 리서치 결과 공유가 마무리되었다. 존은, 마무리 발언을 했다.
"소피, 에피, 조, 애나, 모두 고생했어요. 오늘 공유받은 결과는 정말 흥미롭네요. 우리가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겠어요. 이제부터, 이 내용을 기반으로 빠르게 사용자 문제와 우리의 설루션 시나리오를 다시 한번 정리해보죠. 모두들 고맙습니다."
미팅이 끝났다. 하지만 퇴근시간까지는 1시간 정도가 남아 있었다. 개발자들은 이전에 진행하던 기술 POC를 계속 진행했고, 프로덕트 매니저와 디자이너들은 바로 '문제'와 '솔루션'을 다시 정의하기 위한 토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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