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요원 Nov 14. 2021

당신의 소울메이트 찾기
<크레이지, 스튜피드, 러브>

종종 영화추천을 받는데,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그 이유는


첫째. 예전만큼 신작을 챙겨보지 않게 됐다. (그래도 듄은 봤습니다... 최고...)

둘째. 취향에 맞지 않으면 안보는 장르가 몇몇 있다. (누아르 잘 안 봐요...쏘리)

셋째. 상대가 만족 못 하면 괜히 내가 머쓱해진다.


이 별 같지 않는 이유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빠지지 않는 게 바로 미국의 배우 스티브 카렐의 작품들이다.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그가 배우로서 지금까지 보여준 영화들의 필모를 보면 정말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인걸 알게 될 것이다. 애니메이션 성우는 물론 아마 미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오피스> 시리즈의 주연으로 지금까지도 꾸준한 연기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보여주는 유쾌한 모습부터 원래부터 정극을 한 것 같은 깊이 있는 연기를 보고 있으면 스티브를 대체할 배우는 아직 없는 것 같다. 오늘은 그가 연기한 캐릭터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찌질한데 사랑스러운' 칼 위버를 만나보자


<크레이지, 스튜피드, 러브> (2011)

어린 시절부터 한 여자만을 사랑해 결혼까지 골인한 중년의 남성 '칼(스티브 카렐)'은 아내 '에밀리(줄리안 무어)'의 외도를 발견하게 된다. 이혼한 위기에 봉착한 칼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기 위해 잘 가지 않던 술집에 가게 되고 거기서 여러 여자를 잘만 만나고 다니는 '제이콥(라이언 고슬링)'을 만나게 된다. 제이콥에게 상대방을 꼬시는 기술을 배우게 된 칼은 점점 자신을 꾸미기 시작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점점 솔로라이프를 즐기게 된다.


이 영화에는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인물들이 몇몇 등장한다. 그중에 가장 주목해야 하는 커플은 바로 자신을 돌봐주는 옆집 누나 제시카를 사랑하게 되는 칼의 아들 로비의 이야기다. 로비가 자신보다 한 두 살 많은 누나에게 사랑에 빠지는 일은 사실 전혀 드문 일이 아니다. 그저 청소년기에 누구나 한 번쯤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 이런 감정에 로비는 포기하지 않고 전력을 다해 달려든다. 반면 칼의 큰딸 한나는 자신과 약혼을 할 줄 알았던 남자친구의 회피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계속 남자친구를 기다린다.


스포일러 주의!

사실 이 여러 커플은 칼 위버의 가족과 모두 연관된 스토리로 누가 보면 '이거 막장 아니야?'할 수 있다. 칼의 아들 로비가 좋아하는 제시카는 40대 중년 칼을 사랑하고, 한나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바람둥이 제이콥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칼은 여러 사람을 만나다가 결국 아내를 잊지 못하고 다시 재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이들이 소울메이트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칼은 자신이 고등학교 때 만난 첫 여자친구 에밀리와 오랫동안 연애를 하다가 결혼해 세 아이를 낳았고 이혼의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 다시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한나도 자신의 소울메이트인 줄 알았던 남자친구와 이별을 고하고 믿을 거 하나 없는 바람둥이와의 연애를 시작하게 되고 로비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제시카와의 해피엔딩을 맞보지 못하지만, 서로를 응원하는 결말을 맞는다.


극 중 로비가 제시카를 향한 마음을 "what if she is the one?"이라고 표현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칼과 에밀리의 사랑 이야기를 알고 있는 로비가 "만약 제시카가 내 소울메이트라면요?"라고 자신의 운명의 짝이 만약 제시카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우리의 소울메이트는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 것 아닐까. 칼이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17살 때 발견했던 것처럼, 한나가 만난 새로운 사람이 바로 오랫동안 기다려 온 소울메이트일지 지나가는 인연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다.


칼이 20년째 사랑한 자신의 아니 에밀리를 그리워하고 한동안 떠나보내고 다시 만나는 장면들에서 스티브의 연기 내공은 확실히 느껴진다. 그의 모습에서 첫사랑에 빠진 십 대의 모습과 열렬히 사랑한 20대의 모습 그리고 권태로움으로 위기를 맞이한 중년의 모습을 다 확인할 수 있는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여러분들은 언제 어디서 당신의 소울메이트를 만날지 모른다는 것!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찾는 일은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다. 죽어라 노력해도 안되는 관계가 있는 것처럼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지금 내게 온 지금의 관계에 최선을 다하면 그 결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 정식 개봉도 하지도 못한 이 사랑스러운 작품을 꼭 OTT 서비스로 꼭 만나보기를 바라며 미치도록, 때론 바보 같은 당신의 소울메이트가 언젠가 눈앞 등장할지 모르니 긴장하시라.


매거진의 이전글 다소 인간적인 연쇄살인마 <덱스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