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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의 성장을 위한 ‘컬리’ 다움

연세대 경영혁신학회 35기 권나영

 

 최근 컬리가 9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창업 후 단 한 번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온 적이 없었던 컬리가 어떻게 ‘반전’에 성공했는지, 그리고 계속해서 흑자를 유지하고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지 알아보고자 한다.

출처: https://dealsite.co.kr/articles/123147

컬리, 첫 시작은 마켓컬리였다.


 마켓컬리는 신선한 식품을 쉽고 빠르게 제공하는 것에 집중한 온라인 식품 배송 서비스다. 단순히 식품을 배송하는 것이 아닌, 나와 내 가족이 사고 싶은 상품을 최상의 품질, 최선의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마켓컬리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 크게 두 가지 전략을 펼쳤다.

  

    새벽 배송의 첫 시작, 샛별배송  

 샛별배송은 소비자들이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신선식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된 국내 최초의 새벽 배송 서비스이다. 당시 대부분의 온라인 식품 업체들이 일반 택배를 이용해 배송하고 있었기에 샛별배송은 혁신적인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또한, 유통 전 과정에서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하여 신선도 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마켓컬리는 설립 초기부터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며 프리미엄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큐레이션을 통해 전달하는 컬리만의 상품  

 마켓컬리는 수많은 상품 중 엄선된 상품만을 판매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과 신뢰를 쌓았다. 또한, 마켓컬리에서 직접 기획하고 생산한 컬리 PB 상품과 제조사와 협력하여 단독으로 판매하는 컬리온리 상품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마켓컬리는 고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며, 독자적인 색깔을 드러냈다.



마켓컬리는 왜 컬리가 되었을까?


 신선식품 장보기 중심의 서비스를 이어오던 마켓컬리가 두 번째 버티컬 서비스 플랫폼은 ‘뷰티컬리’를 오픈하면서 컬리로 리브랜딩을 하였다. 즉, 컬리라는 큰 플랫폼 아래 식품/생활용품, 뷰티 큐레이션 서비스로 나누어 투트랙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컬리는 왜 리브랜딩을 하게 되었을까?


 먼저, 이커머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켓컬리는 독자성과 차별성을 점차 잃게 되었다. 마켓컬리의 주요 정체성이었던 샛별배송은 이후 쿠팡을 비롯한 여러 경쟁사들이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더 이상 마켓컬리만의 서비스가 아니게 되었다. 또한, SSG닷컴과 이마트몰에서 이마트 식품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신선 식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쿠팡에서도 신선 식품 사업을 확장하는 등 신선 식품 경쟁사가 증가하게 되었다.


 또한,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소비 트렌드가 중저가 이커머스 시장으로 변화하였다. 그 결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마켓컬리는 중저가 위주로 구성된 신선 식품 및 생필품 시장에서 위치가 모호해지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기존 식품 중심의 이미지가 강한 마켓컬리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컬리’로 리브랜딩 하였다. 이를 통해 컬리는 통합 플랫폼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컬리는 뷰티 전문 플랫폼인 뷰티컬리를 론칭하였다. 

출처: https://www.paxetv.com/news/articleView.html?idxno=170455#google_vignette

 뷰티컬리는 기존 컬리가 가지고 있는 1) 샛별배송과 2)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활용해 화장품도 최적의 상태로 빠르게 배송하였고 ‘노세일 브랜드’라고 불리는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입점하면서 지속적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고 갔다. 그렇다면 컬리의 수많은 선택지 중 뷰티컬리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요 고객층 특성 고려  

 초기 마켓컬리는 맘카페를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쳐 입소문과 이용 후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3040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였다. 이후 프리미엄을 선호하는 3040 여성의 특성에 따라 컬리는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고가의 가격과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를 선정하여 입점을 진행하였다. 즉, 컬리는 프리미엄 마케팅과 상세한 상품 큐레이션을 통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쌓으며 높은 충성도를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기존 충성 고객인 3040 여성이 신선식품 외에도 화장품에 많은 소비를 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뷰티컬리를 론칭하여 앱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브랜드 충성도를 더욱 강화하고자 하였다.  


    수익성 강화 필요성 대두  

 기존 컬리의 신선식품 배송은 냉장 및 냉동 설비 비용과 야간 배송 비용을 위한 물류비 및 인건비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려웠다. 이런 이유로 컬리는 9년 동안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에도 장기간 적자였다. 따라서 수익성 강화가 필요했던 컬리는 상품 보관이 비교적 쉬우며, 이윤 또한 높은 뷰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특히, 뷰티 상품들은 기존 신선식품에 비해 부피가 작아 배송이 용이하며 객단가가 높기에 뷰티컬리 론칭을 통해 1인당 구매비용에 따른 이익 효율 극대화가 가능하다. 


 ‘뷰티컬리’를 통한 사업 다각화는 컬리의 흑자 전환에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식품 버티컬 커머스로 성장한 컬리가 비식품 영역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여 다룬 것은 ‘뷰티컬리’의 론칭 전부터 이루어졌지만, 카테고리 확장에 있어서 뷰티컬리만을 다루는 이유는 유일하게 독립된 브랜드명과 판매 공간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컬리는 식품에 비해서 마진율이 높은 화장품 카테고리로 확장함으로써 총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 또한, 뷰티컬리는 컬리의 운영비용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컬리가 자체 물류 인프라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뷰티컬리 제품들도 배송하기 때문이다. 단위 가격은 높은 데 비해, 부피가 작은 화장품의 특성이 발휘되면서 뷰티컬리 론칭 이후 컬리의 매출 대비 포장비 비중은 1% p 가량 개선되었다. 이처럼 뷰티 매출이 커질수록 컬리의 손익은 더욱 개선되는 구조이기에 점차 거래액이 증가하고 있는 뷰티컬리는 흑자 전환의 첫 발걸음이 되었을 것이다.



퀵커머스 시장으로 나아가는 컬리


 이러한 컬리의 사업 영역 확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식품 및 기타 카테고리는 쿠팡, 화장품은 올리브영에 비해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뷰티컬리 론칭 이후 2023년 컬리의 매출 성장률이 급감하였다는 점에서 컬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카테고리 다각화 외에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흑자 전환 후의 컬리는 새로운 전략으로 신사업인 컬리나우를 내세웠다. 즉, 퀵커머스 시장 진출을 선택한 것이다. 퀵커머스란,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는 기존의 샛별배송과 다르게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15분~1시간 내에 배송지로 상품을 즉시 배송해 주는 서비스이다. 그렇다면 왜 컬리는 퀵커머스 시장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컬리는 퀵커머스 시장 진출을 통해 1) 빠른 배송 경쟁력 강화 2) 이탈가능 소비자의 락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퀵커머스 시장 진출을 통해 컬리의 기존 ‘샛별배송’ 서비스의 연장선으로 빠른 배송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샛별배송에 이용되던 기존 대형 물류센터를 최대한 활용하고 PP센터 (상품을 집품하고 포장하는 공간)를 추가로 운영함으로써 컬리의 자본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주문 후 물건을 바로 받고 싶어 하는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켜 타 이커머스로 이탈가능한 소비자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간 대비 성능 즉 시성비가 중요시되는 유통업계 트렌드에 따라 퀵커머스 시장의 중요성이 증가되고 있기에, 이커머스에서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컬리의 입장에서는 퀵커머스 시장 진출이라는 선택지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컬리나우, 컬리의 엣지가 되려면?


 우선 컬리는 퀵커머스 시장 진출만으로 컬리의 수익성 확보 및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먼저 퀵커머스 시장 진입이 절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표적으로 컬리에 앞서 이미 쿠팡, 롯데슈퍼 등 많은 대기업들이 퀵커머스 시장에 진입하였으나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서비스를 종료한 선례가 있다. 퀵커머스 특성상 1시간 내 빠른 배송을 위한 그만큼의 물류비가 필수적이나 높은 유지비에 비해 수요가 비교적 많지 않아 수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효율적인 물류센터 운영과 배차망의 필요성으로 인해 초기 투자비용이 클 뿐만 아니라 이미 퀵커머스 시장에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의 유통업계가 선점하고 있기에 퀵커머스 후발주자인 컬리의 경우 서비스 지역을 빠르게 확장하지 못한다면 외형 규모를 확대하는 것에도 제한이 있을 수 있어 컬리의 퀵커머스 시장 진출에는 많은 우려가 있다. 물론 퀵커머스를 통해  배송 속도에 민감한 3040 여성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빠른 배송을 장점으로 가지고 가기에는 컬리만의 것이 아닌 모든 퀵커머스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강점이기에 차별화 요소가 되기 어렵다. 즉, 컬리가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한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무조건적으로 가지고 오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컬리는 퀵커머스 시장에서 컬리만의 경쟁력을 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컬리의 주요 고객층인 프리미엄을 선호하는 3040 여성을 알아보았다. 기존 컬리의 샛별배송에서 3040 여성에 주는 컬리만의 포인트가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다회용 ‘퍼플박스’이다. 일반 종이상자에 오는 것이 아닌 고급스러운 보라색 상자에 선물처럼 담겨서 배달 오기에 소비자로 하여금 고급스러운 컬리만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으며, 냉장 및 냉동식품의 신선도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퍼플박스의 사용은 포장비 감소로 이어져 장기적인 관점에서 컬리의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를 퀵커머스인 컬리나우에 도입하면 어떨까? 현재 컬리나우는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작은 규모의 물류센터인 MFC(도심형 물류센터)를 활용하기보다는 서울 서대문구부터 우선적으로  작은 규모로 운용이 가능한 PP센터를 활용해 직접 배송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계획 중이다. 즉, 직접 배송을 통해서만 제공가능한 퍼플박스 서비스는 컬리나우에 충분히 도입 가능할 것이다. 컬리나우는 ‘퍼플박스’ 도입을 통해 퀵커머스의 빠른 배송이라는 강점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인 이미지, 차별화된 배송 상태, 그리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750

  또한, 3040 여성들을 대상으로 운영된 다른 퀵커머스 서비스인 ‘요마트’를 통해 다른 전략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요마트’는 음식 배달 플랫폼인 요기요가 운영하는 퀵커머스로 해당 서비스 이용자의 약 50%가 3040 여성이라고 밝혔다. 요마트가 3040 여성 고객층의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전국에 위치한 GS더프레시의 활용이다. 요마트는 GS더프레시를 도심 물류센터로 활용하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신선식품도 합리적인 가격에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이들을 매료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컬리나우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유사하게, 현재 컬리는 편의점 CU와 손을 잡고 컬리 특화 CU 매장을 통해 컬리 PB 상품을 판매하는 등 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럼 CU를 퀵커머스에 활용할 수는 없을까? 현재 CU의 자체 커머스 애플리케이션인 포켓 CU에서는 컬리의 상품을 판매 중에 있다. 현재는 CU를 통해 컬리의 상품을 간접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활용하여 만약 컬리 앱을 통해 사용자가 근처 CU 매장의 재고 내역을 확인하여 원하는 상품을 배달시킬 수 있다면 컬리는 CU의 배달 서비스를 통해 퀵커머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유통업계의 트렌드에 따른 컬리의 퀵커머스 진출이 장기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더 나아가 컬리의 흑자 유지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결국 신사업에서도 컬리만의 차별화 요소가 필수적일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앞으로 컬리가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하며 마무리한다.


연세대 경영학과 권나영

n.you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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