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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Nov 28. 2020

시간에 쫓기는 당신이 꼭 보았으면 하는 이야기- 2

후회하지 않는 시간 활용법

이전 글: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이해하기


우리가 시간을 경험하는 것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이해했다면 실제 시간의 속도는 바꿀 수 없지만 경험하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는 것이 우리에게 이로운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무조건 시간을 늘리는 게 좋은 걸까? 아마 길고 지루한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시간을 경험해야 할까?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는 속도 (시간의 경험)은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뇌의 정보처리 속도는 매번 변화한다. 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프레임에 비유를 하면 사람의 경우 잠을 자고 있을 때같이 차분한 상태에서는 약 100ms당 한번 즉, 초당 10개의 (10Hz) 프레임을 만들고, 주의력이 커진 상태에서는 최대 초당 40개의 (40Hz) 프레임을 만들 정도가 된다고 한다. 이때 초당 프레임 수가 많을수록 (처리속도가 높을수록) 시간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흘러간 것으로 느껴진다. (과거에 프레임수가 적어 마치 빨리 감기 한 것처럼 느껴졌던 모던타임스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그래서 잠을 자고 있는 순간은 (주의력이 0에 가깝기 때문에) 항상 짧게 느껴진다. 


지금 문장에 시간을 인지하는 기준의 핵심이 있다. 바로 '주의력'이다. 앞으로 나올 시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도 그 근본적 원인에는 주의력이 있다.


그런데 우리가 시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아무래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마음, 그 말은 시간이 한정적 자원이고 중요하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가지고 있는 시간에 부족함을 느껴서일 것이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굳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이유가 없으니까 말이다.


그런 점에서 시간을 천천히 가게 하는 것이 좋은 걸까? 정답부터 이야기하면 아니다. 사람은 시간이 빨리 흘러갈 때 그 순간을 즐겁게 여기고 느리게 흘러갈수록 안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긴 줄에 서서 대기를 할 때처럼, 지루한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는 것처럼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는 것은 그만큼 그 순간이 지루하고 괴롭게 느껴지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이야기하면 즐거워서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게 아니라 시간이 빨리 가기 때문에 즐겁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빨리 흐르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좋다고 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내 시간이 더 줄어드는 것 아닐까? 다시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현재를 빠르게 보내면서도 긴 시간을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 부분이 저자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시점에서 시간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 그리고 미래의 시간은 생각해보면 인지하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 우선 과거의 시간은 내가 '기억하는' 시간이다. 현재의 시간은 현재 내가 '경험하는' 시간이다. 미래의 시간은 우리가 '예측하는' 시간이다. 


과거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의 뇌는 사진을 찍듯 기억을 저장하지 않는다.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왜곡된다. 이때 기억을 풍부하고 길게 보냈다고 느끼게 하는 기준은 방금 이야기한 '주의력'에 있다. 주의력을 기울인다는 것은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에는 같은 시간이어도 정보를 많이 받아들인 순간은 기억 속에서 더 긴 시간을 보낸 경험으로 남는다. 


그러니까 다시 정리를 하면,

내가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한다 => 주의력이 올라간다 => 뇌는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한다 & 경험하는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 과거의 시간 즉, 기억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풍부해진다 => 긴 시간을 보낸 것으로 느낀다


주의력을 높였을 때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나중에 기억하는 이 시간은 길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는 어릴 때 대부분 미래에 산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고 기대를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과거에서 살게 되는 순간이 분명 올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날들보다는 과거를 회상하며 살아갈 날들 말이다. 그때 우리에게 회상할 기억과 추억이 많다면 우리가 살아온 날들에 대해 후회할 확률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주의해야 할 점은 "'경험하는'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기억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라는 것이다.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것이 경험하는 순간을 즐겁게 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휴대폰을 하며 순삭 한 시간이 길게 느껴진 적이 있었는지 묻는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즉, 단순히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뿐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주의력을 기울여야만 풍부한 기억을 얻을 수 있다.


다음에는 시간을 경험하는데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알아보고 시간을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경험하고 조절하기 위한 실질적인 테크닉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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