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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담한 편지 May 23. 2024

<아무튼, 술>을 읽고

왜 나는 항상 마트료시카의 작은 인형들, 너무 작아져서 공예가도 어쩔 도리 없이 삐뚤빼뚤 눈 코 입을 겨우 욱여넣다시피 찍어 넣는 바람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걸 인형의 얼굴이라고 말해도 좋을지 난감한 기분이 드는 것들에만 매력을 느끼는가.

   

예전엔 ‘내가 사랑하는 것을 왜 다른 사람은 사랑하지 않나’를 크게 고민했었다.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음악, 유난히 좋아하는 드라마, 유난히 좋아하는 스포츠팀은 언제나 ‘주류’가 아니었고. 영화로 비유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존재는 100명이 한 번씩 보는 영화가 아니라, 10명이 10번씩 보는 매니악한 영화 같은 것이었다. 가끔은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무시당하는 현실에 울분이 쌓이기도 했다.      


아무리 그 존재가 내게 주는 기쁨과 감흥이 엄청나다 해도, 대다수의 사람이 궁금해하는 건 그 존재가 기록한 정량적인 수치다. 그 노래의 음원 성적은 어땠는지, 그 드라마의 경제적 효과는 어땠는지 하는 것들. 숫자, 중요하다. 중요하고 객관적인 설명에 필요하기도 하다. 그래도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약간 어린왕자의 소행성 B612에서만 통용될 법한 말인 것 같기도 하다.(^^))     


가끔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들을 보는 것이 피로하다. 그래서 자꾸 보이지 않는 영역에 관심을 두게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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