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 분을 묶었습니다.
간만의 주간제이팝입니다 ㅎㅎ
한창 록 페스티벌 시즌이죠.
펜타포트 다녀오신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토요일에 즛토마요 내한 티셔츠 입고 갔는데
안타깝게도 저랑 같은 티셔츠 입으신 분들을
목격하지 못했다는 게 아쉽네요 ㅠ
(일요일엔 목격했습니다. ㅎㅎㅎ)
여튼 이래저래 잠시 또 틈이 생긴 주간제이팝,
지난 2주분을 묶어서 보내드리니
자신에게 맞는 좋은 음악 발굴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바운디(Vaundy) ‘Gift’
주간지 연재분으로 <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가 대망의 완결을 맞은 시점에서, 극장판 <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극장판 유아넥스트 > 개봉을 기념해 써내려간 엔딩 타이업 곡. 힘 있게 따라 붙는 현악과 곡을 한창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코러스 워크 등 영화관 사이즈에 걸맞는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더할나위 없는 곡이다. 도대체 그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내한은 도대체 언제 할건지.
미세스 그린애플(Mrs.GREEN APPLE) ‘familie’
5개월 연속 릴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미세스의 새 싱글. 얼마 전 엄청난 병크를 터뜨렸기에 활동에 뭔가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을까 싶었지만... 여튼 여전히 그 기세를 이어가는 듯한 모습. 그 많은 프로세스를 거치면서도 왜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지적이 없었을까 개인적으로 참 개탄스러운 부분이긴 한데. 나름 뛰어난 역량을 갖춘 동시대 톱 아티스트이기에, 평생 이렇게 꼬리표 따라붙을 일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참 안타까우면서도 괘씸하달까... 여튼 노래만 보자면 스케일을 크게 크게 가져가던 기존의 곡들에서 살짝 벗어나 듣기 편한 이지 리스닝을 추구했다는 느낌. 절정에 달해 있는 송 라이팅 감각이 여실히 반영되어 있는 노래. 팬으로서 앞으로는 좀 조심하기를.
이리(iri) ‘Swamp’
일본에서 절찬리에 방영되고 있는 < 스카이 캐슬 > 리메이크 판의 주제가로 낙점된 이리의 신곡. 자신으로서도 지상파 드라마 타이업은 처음이라고. 그런 자극적인 내용에 이런 제대로 된 블랙뮤직 트랙이 쓰여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한데, 디스토션과 현악 세션을 더한 편곡에 노래와 랩을 오가는 그의 퍼포먼스가 드라마 특유의 다크함을 효과적으로 살려주고 있는 느낌. 미레이가 원곡을 커버한 ‘we al lie’가 한국판의 정서를 그대로 따라가는 길을 택했다면, 이 곡은 일본 나름의 오리지널리티를 담보한 느낌이랄까.
와니마(WANIMA) ‘Rolling Days’
와니마 다운 에너저틱함이 넘치는 팝 펑크 트랙이다. 스피드한 전개임에도 4분 30여초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조금 더 긴 호흡으로도 설득력 있게 자신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풀어낼 수 있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선언과도 같이 느껴진다. 전국의 고등학생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내용인 만큼, 전국의 고등학교로부터 신청을 받아 당첨된 학교에서 라이브를 하는 이들의 모습을 CM으로 담아냈다는 점에도 주목할 만 하다.
어나니모즈(Anonymouz) ‘Prayer’
어나니모즈의 신곡은 확실히 비장미가 도드라진다. 타이업된 애니메이션 < デリコズ・ナーサリー >가 어떤 내용인진 개인적으로 알 순 없지만, 클래식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와 장엄한 코러스 워크가 따라 붙음과 동시에, 비트를 비롯한 편곡의 방향이 굉장히 둔탁하고 무겁게 전개되는 모습이 그의 또다른 아이덴티티를 엿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느낌. 3분이 채 안되는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어느 샌가 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짜여진 구성 자체가 인상적인 트랙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듯 싶다.
메이요덴세츠(名誉伝説) ‘ナビゲーター’
이들의 음악은 일단 가사를 찾아보게 된다. 일상적인 감성을 비유로 풀어내는 역량이 탁월하기 때문. 이 노래 역시 연인의 관계를 서로를 안내하는 ‘네비게이터’로 설정하며 알기 쉬우면서도 뛰어난 표현력에 감탄하게끔 만드는 그들만의 공식이 여실히 발현되어 있다. 때문에 가사를 알면 훨씬 흥미로울 팀이긴 한데, 이를 떼어놓고 봐도 듣기 편한 보편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어 노래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 언급할 만 하다. 뭔가 올해가 가기 전에 풀 렝스 한 장 나올법도 한데. 한 번 기다려 보겠습니다.
카멜레온・라임・우피 파이(カメレオン・ライム・ウーピーパイ) ‘REACH feat.PES’
힙합 아티스트 PES를 맞아 들여 선보인 신곡엔, 여느때 보다 파워업된 다이나미즘이 감지된다. 특히 두 명이 합세해 쏟아내는 후렴구의 래핑은 그가 발표한 여느 노래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듯. 시원하게 머리를 비워내고 싶을 때 들으면 딱 어울릴만한 노래z
[ALBUM]
유즈(ゆず) < 図鑑 >
어느 시점 이후로 꾸준히 자신들의 정체성과 트렌드 간 적정선을 찾는 실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그룹의 18번째 오리지널 앨범. ‘図鑑’ 같은 리드 트랙에는 과감히 일렉트로니카 신의 네임드인 테디로이드를 기용하는 등 여전히 과감한 일면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런 장르리스의 흐름 속에서도 메시지 만큼은 시대를 타지 않는 ‘보편성’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 또한 눈여겨볼 만 하다. 후반부로 갈수록 ‘포크 그룹’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역시 심플한 구성과 좋은 멜로디를 기반으로 두 사람의 하모니에 주력한 노래들이 역시 유즈의 핵심이지 않나 싶다. 그런 측면에서 ‘つぎはぎ’가 참 좋은데, 이런 커리어 초창기 감성은 역시 이와사와 코지의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켓소쿠밴드(結束バンド) < Re: 結束バンド >
극장총집편 개봉을 기념해 전/후편의 오프닝/엔딩 곡과 아지캉의 커버곡을 묶은 여섯 트랙 들이 미니앨범이다. 나름 결속 밴드의 지향점이자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록킹온계’ 밴드의 직선적인 기타 록이 밀도 있게 담겨 있는 작품. 2010년대 초반 제이 록을 열심히 들은 이들이라면 한층 친숙하게 느껴질 법 하다. 지난 앨범에 수록되어 있던 ‘転がる岩、君に朝が降る’와 같이, 결속 밴드의 콘셉트를 따온 아지캉의 ‘Re:Re:’를 고토 히토리 역의 아오야마 요시노가 커버. 하세가와 이쿠미의 능숙함과 다르게, 아오야마 요시노의 목소리엔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에서 자아내는 왠지 모를 아련함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더 찾아듣게 되는 듯. 히구치 아이와 키타자와 유호 등 기성 뮤지션들도 힘을 보태고 있는, < 봇치 더 록 > 신드롬을 한층 연장해 나갈 멋진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카즈마(kZm) < DESTRUCTION >
에이위치의 고공 비행으로 어느덧 널리 이름이 알려지게 된 힙합 크루 옌타운. 그 주축 래퍼 중 한 명인 카즈마가 무려 4년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2018년 < DIMENSION >, 2020년 < DISTORTION >에 이은 3부작 스토리의 완결판이기도 하다고. 챠키 줄루와 KM, 요지 이가라시 등 명망 높은 프로듀서들, 에이위치와 주마비다, BIM, 윌리웡카 등 동시대 영향력 있는 래퍼들을 한데 모은 덕분에 일본 힙합 신의 지금을 살펴보기에도 좋은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 인생의 궤적과 더불어 음악관을 명확히 음 하나하나에 새겨넣은, 솔로 커리어로서도 의심할 여지 없는 명실상부 역작이다.
모리 칼리오페(Mori Calliope) < PHANTOMIME >
평소에 모리 칼리오페의 방송을 보거나 하지는 않지만, 내 기준에 그는 어떤 버튜버 출신 뮤지션보다 개인방송과 음악의 영역이 명확히 구분된다는 느낌이 든다. 이는 아마도 그가 지향하는 음악이, 그가 의도했던 아니던 평소에 임하고 있는 버튜버를 위시한 서브컬쳐와 확실한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대표적인 블랙뮤직 아티스트 아이(AI)와 함께 한 첫 곡 ’タイド’만 들어도 제대로 된 장르음악을 표방하며, 이어지는 ‘SNEAKING’에서는 광폭한 디스토션과 함께 록 스피릿을 맘껏 개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시티팝의 무드가 물씬 묻어나는 ‘Midnight Mayoi’ 등 다양한 방면으로 자신의 역량을 전개하고 있음에도 하나같이 수준급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 전작 < SINDERALLA >를 훌쩍 뛰어넘는 그의 최고걸작이라고 언급할 만하다.
그룹투(Group2) < Group2 X >
앨범의 초반부와 중반부 사이에 걸쳐 있는 ‘Ordinary’를 들으며 시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그들이 과거의 유산을 활용해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증거일 터. AOR과 뉴 웨이브, 프로그레시브, 사이키델릭 등 여러 사조를 섞어 여기에 감미로운 선율과 보컬로 엮어내는 솜씨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게 만드는 작품이다. 왜곡시킨 기타 솔로잉 연주를 기반으로 캐치한 선율과 아기자기한 비트를 더해 구현한 그룹만의 도회미가 엿보이는 ‘SMC’, 공간감 있는 신시사이저로 포문을 연 뒤 치밀한 세션의 연주가 몽환적인 무드를 자아내는 ‘ボアダム’ 등. 딱 들어도 예사롭지 않은 아우라를 뿜어내는 수록곡들이 연달아 이어진다. 단연 이번 주의 발견으로 추천해도 부족하지 않을, 흥미로운 한 장.
니코 니코 탄 탄(NIKO NIKO TAN TAN) < 新喜劇 >
얼터너티브의 또다른 장을 열어젖히는 3인조 창작집단의 메이저 첫 정규작. 음악뿐 아니라 영상을 포함한 광범위한 창작활동을 해나가고자 하는 만큼 음악 또한 굉장한 자유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디스코를 기반으로 댄서블한 무드를 자아내는 ‘Only Lonely Dance’, 몽환적인 신시사이저가 덧대어진 ‘四時が笑う’, 둔탁한 비트가 붐뱁 힙합을 떠올리게 만드는 ‘Jurassic’ 등 다양한 장르를 건드리고 있지만, 단순히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깊숙이 있는 그 본질을 꺼내 가공하는 듯한 느낌. 앞으로의 행보와 더불어 라이브가 궁금해지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파소콘온가쿠클럽(パソコン音楽クラブ) < Love Flutter >
DTM의 시대를 한발짝 앞서 예견했던 일렉트로니카 음악집단의 5번째 정규작. 토후비츠와 라우스바브(LAUSBAB)의 메이 타카하시 등 같은 영역의 뮤지션은 물론, 밴드 노 버시즈(No Buses)의 콘도나 래퍼 MFS와 같은 타 장르의 뮤지션도 초청해 보다 다채롭게 자신들의 세계를 펼쳐나가고자 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우스 리듬의 흥겨움이 오버스럽지 않고 잔잔하게 깔리는 ‘Hello’, 드럼 앤 베이스에 기반한 타이트한 비트로 보컬 시바타 사토코의 무대를 마련해주는 ‘Child Replay’, 리버브를 통한 실험적 사운드 구축에 골몰한 ‘Drama’와 같은 트랙은 장르의 팬이 아니더라도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할 법한 수록곡들. 장르적으로 딥하게 간다 할지라도 대중성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다.
네구세。(ねぐせ。) < 愛と哀のファイト! >
요즘 밴드의 이름이 여기저기 보이는 걸 보면, 한참 치고 올라오는 신진세력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나고야 출신 4인조 밴드의 첫 EP로, 올 초 첫 정규작 발매와 페스티벌 메인 스테이지 등장, 6월 부도칸 공연 등 여러 성과를 엮어 새로운 가능성으로 제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4곡의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자신들만의 명쾌한 록 사운드가 청명하게 울려퍼지는 기분 좋은 자극을 선사하기엔 충분한 시간이 아닌가 싶다. 최근 기본에 충실한 신예 기타 록 밴드가 누가 있나 궁금하시다면, 이 팀의 음악을 적극 추천한다.
렉스(LEX) < Logic 2 >
현 시점에서 힙합/랩 신의 트렌드를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렉스의 신보. 타이틀을 보아하니 지난 2021년에 선보인 < Logic >의 후속작을 자처하고 있는 모양새다. 자신의 음악적 영역을 넓힘과 동시에 그간 겪은 경험을 통한 성장이나 변화를 명확하게 선언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일정한 범위 내에서 보다 깊게 접근하려 했던 이전과 달리 비트 스타일의 타겟팅을 보다 넓게 잡고 있는 모습이며, 이를 통해 드러나는 다채로움이 이전과의 명확한 차별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Z세대의 힙합 그 본질을 체험하고 싶다면, 단연 이 작품이다.
마이 헤어 이즈 배드(My Hair is Bad) < ghosts >
한 곡 한 곡 모두에 농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미처 털어넣지 못한 속내를 혹은 무언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너무나 유려하고 공감가게 풀어내는 밴드의 어느덧 6번째 작품. ‘나’와 ‘너’의 생활이 교차하는 가운데 엇갈리는 감정을 그려낸 곡들을 축으로, 해피엔딩보다는 살면서 겪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엇갈림과 그로 인한 관계의 변화와 이별이 생생하게 수록곡들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더불어 평소의 그들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대중성이 대미를 장식하는 < 극장판 크레용 신짱 >의 타이업 ‘思い出をかけぬけて’의 영향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이전보다 멜로디를 조금 더 쉽게 풀어내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