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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Sep 10. 2020

'친구들은 왜 제 곁을 떠날까요?'

친구가 점점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우체통에 다섯 번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이번 고민은 '친구관계'에 관한 고민인데요. 이번에 사연을 보내주신 분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계실까요?




* 익명성 보장을 위해 사연은 충분히 수정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섭섭한 마음에 위로를 받고 싶어 고민을  보냅니다.

 저는 어렸을 때 기숙사가 있는 학교에 다녔어요. 학교 규모가 작아서 친구들이나 선생님들과도 모두 가깝게 지낼 수 있었죠.

 저는 반마다 한 명씩 꼭 있는 재미있는 캐릭터였어요. 덕분에 친구들과의 관계나 선생님들과의 관계 역시 모두 좋았어요.

 그러다 유학을 떠나게 되었어요.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도 모두 멀어질 수밖에 없었죠. 유학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어요.

 1년 후 방학을 하자마자 한국에 들어왔어요. 들어오자마자 친구들을 만나러 다니기 시작했죠. 오랫동안 아주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을 다시 만나니, 이것이 행복이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얼마 후, 조금씩 이상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분명히 친구들이랑 연락은 되는데, 막상 약속을 잡으려고 하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죠. 점점 연락이  되는 친구들도 줄어갔어요.

 지금은 연락하는 친구라고는 단 한 명뿐입니다.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고 싶은데, 괜히 저만 헛고생하는 걸까요?

 사람들을 너무 좋아하는 탓에 그만큼 사람들에게 상처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좋아하면 그만큼 상처도 많이 받게 되는 거 같아요.


 저도 예전에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만큼 상처를 받은 적도 많았는데요.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제 이야기를 조금 들려드릴까 합니다.




나의 오랜 친구들

 저는 어린 시절을 강원도의 한 시골에서 보냈어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을 같은 친구들과 보냈죠. 시골이라 한 학년에 반이 두 개일 때도 있었고, 반이 합쳐져 한 개가 될 때도 있었어요.


 그러니 친구들은 물론이고 학교 선후배, 선생님, 심지어 동네 사람들까지도 거의 다 알고 지낼 수 있었죠.


 그러다 고등학교를 도시로 나와 다니게 되면서 고향 친구들과는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어요.


 전혀 모르는 친구들과 교우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맺어야 한다는 생각에 막막함뿐이었죠. 그래서 평일에는 학교에 다니고, 주말에는 다시 고향에 내려가 친구들을 만나 익숙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점점 친해지면서 고향 친구들을 만나는 일은 더욱 줄어들었죠.


 대학교를 서울로 오게 되면서 고등학교 친구들과도 또다시 멀어지게 됐어요. 대학생이 되면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자유로운 생활에, 처음 만나는 친구들에, 새로운 도시에 적응하느라 또 정신이 없었죠.


 그러다 보니 시골에서 초중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도시에서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들과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었어요.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열심히 친구들을 만들어봐야 다 소용이 없구나.'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지만, 그건 제 착각이었어요.


 친구들과 멀어진 이유는 저 때문이었어요. 제가 전처럼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못한 탓이었죠.




사람들은 무엇에 관심이 있을까?

 사람들은 무엇에 관심이 많을까요?


 제가 전에 읽은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에 나오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네덜란드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한 가난한 소년이 있었어요. 이 소년은 돈이 없어서 매일같이 길거리에 나가 석탄 마차가 흘린 석탄 조각을 주워 모으며 삶을 살아나갔죠.


 에드워드 보크라는 이 소년은 평생에 걸쳐 학교를 6년도 채 다니지 못했다고 해요.


 보크는 13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한시라도 배움에 대한 생각을 포기한 적은 없었죠. 그래서 그는 독학을 시작했어요.


 차비를 아끼고, 점심을 거르며 돈을 모아 미국인 전기 사전을 구입했어요. 유명 인사들의 전기(biography)를 읽은 보크는 그들에게 그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더 들려달라고 편지를 보냈어요.


 보크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사람이었죠.



 그렇게 보크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었어요.


 심지어 편지를 주고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집에 찾아가 환대를 받으며 머물곤 했죠.


 결국, 에드워드 보크는 미국 언론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잡지 편집자가 되었다고 해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건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해요.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욕구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고민에 관심을 가져요.


 자기 자신에게 가장 큰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보다는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에 더 크게 관심을 가지게 돼요.


 사람들이 내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사람들은 원래 자기 자신에게 가장 큰 관심을 가지니까요. 그러니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친구가 요즘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진심으로 관심을 가진다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친구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을까요?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은 당신과 당신의 문제보다는 자신과 자신의 욕구, 자신의 문제에 백 배는 더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_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살다 보면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사람들과 헤어지게 돼요.


 평생 단짝일 것만 같던 친구와 전혀 연락을 하지 않으며 지내게 되기도 하고, 저 친구와는 절대 친해질 수 없겠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가깝게 지내게 되기도 해요.


 저는 영원한 친구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아무리 지금 가깝게 지내고, 대화가 잘 통하고, 마음이 잘 맞는 친구라고 해도 둘 중 한 사람의 취향이 바뀌거나, 가치관이 바뀌거나, 살아가는 환경이 바뀌면 관계는 또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알 수 없어요.


 분명, 평생 가는 친구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도 많죠.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곁에 두고 싶은 친구들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가깝게 지내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먼저 친구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보세요.


 친해지기 위한 관심이 아닌, 진심으로 상대방이 궁금해서 가지는 관심 말이죠.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 고민우체통이란?


* 고민우체통 첫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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