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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Apr 30. 2024

내이름이박힌책한권

괜찮니?

문득 「나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든다.

큰 나무의 밑동부터 시작된 이끼는 나누어진 오목한 공간까지 덮였고, 이곳엔 작은 새싹 같은 나무가 자라났다.


「사는 건 뭘까?」


상식이 통하는 서로 옳다고 생각하는 게 지켜지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엊그제 【눈물의 여왕】이 끝났다. 처음엔 별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 나도 빠져버렸다. 아마도 지금껏 살아오며 본 방송이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 TV 앞에 앉아 방송 시작을 기다린 건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어제 또 봤다.


난 그 드라마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옳은 게 결국은 증명되는 것이 너무 좋았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이기는 게 아닌, 惡은 결국 처참하게 무너지고 善이 우뚝 서는 게 너무 좋았다. 거짓을 무너뜨리고 진실이 결국 모두에게 통하는 게 너무 좋았다.


두 번째 보니 멋진 대사들이 가슴에 콕콕 박히는 대사들이 너무 많았다.  주인공의 어머니는 홍혜인 대신 총을 맞은 아들의 병실 앞에 울고 있는 홍혜인 꼭 끌어안아 품어주던 장면... 수술 후 깨어난 김수현의 첫마디는 「괜찮니?」였다.


너 때문에, 내 탓이라고 탓하는 게 아닌 나보다 상대방을 더 먼저 보살펴주고 이해해 주는 마음과 행동들을 보며 나와 다른 게 바로 저런 것이었구나 깨닫게 되고 생각하게 되었다.


홍혜인을 수술실로 보내고 벽에 등 대어 울던 백현우의 그 모습은 TV 속에서 고스란히 그 마음이 내게로 전해져 왔다.


좋은 마음으로 묵묵히 자기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인정받는 것 같아 좋았다.


나는 뭘까.


좋게 살려고 한다. 비록 지금 나는 누굴 위해 사는 건 아니지만 아름답게 살려한다. 추하지 않게, 감추지 않으며, 포장하지 않으며,  내 행동 말 한마디에 오롯이 나를 담아 내가 내게 부끄럽지 않으려 한다.


그렇게 살다가 흔적도 없이 남김도 없이 미련도 없이 후회도 없이 좋게 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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