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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이박힌책한권

쇼핑중독

by 허정구

10월. 11월. 12월.

낚시 용품과 낚시 소품을 잔뜩 샀다.

낚싯대를 사고, 스피링 릴을 사고, 낚싯줄을 사고, 찌를 사고, 각종 소품들을 사고 그것을 담을 통을 사고 가방을 사고...


그것들이 도착하는 택배를 기다리고...


지금 생각해 보니 이 모든 것들이 마음에 자리 잡은 외로움을 덜기 위한 잊기 위한 것들이었음을 알게 된다.


기다림은 외로움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약이었다


기다림은 설레임을 일으키고

그 설레임의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티며 굳이 사지 않아도 될 것을 하염없이 검색하며 필요한 것인 양 사고 또 사고했던 거라는 생각 한다.

사람에 대한 외로움이었는데... 그 외로움을 한동안 나는 낚시로 덮고 채우고 있었다.


왜 쇼핑중독에 빠지는 건지 이젠 나도 알 것 같다.

외로움을 감추고

외로움을 잊기 위해

가지고 싶은 건 물건이 아닌 사람이었는데


이젠 다시 이 외로움을 잊기 위해 뭘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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