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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디인더가든 May 29. 2023

내가 정원 가꾸기를 시작한 이유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 

평일 나의 하루는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매일 스스로 정해놓은 목표를 가지고 일을 한다.

스스로 정해놓은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예상한 속도대로 잘 되지 않아 속상할때도 많다.

대기업이다보니 내가 없어도 업무가 굴러가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안된다.


최근에 코딩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을때 chatgpt에게 질문하며 업무를 하기도 했는데 답변이 틀릴때도 있지만 코딩을 잘해내는 것을 보고 언젠간 대체될 일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나의 업무와 내가 근무하는 산업은 근미래에 언제던지 대체될 수 있다는 사실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언젠가는 현실이 될 미래갔다는 짐작이 들었다.

다가올 일은 다가오게 되어있으니 늘 생각하기를 멈출 수가 없다.


최선을 다해도 계획대로 되지 않고 아무런 의미 없는 결과를 내지 못하는 일상이 매일 반복되다보면 일상은 지치게 되는 것 같다.


반대로 최선을 다하지 않고 가볍게 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이되고 감사함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최근에 친한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발견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 우리 모두는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거였다.

이 친구는 7년차 직장인인데 회사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 본인이 맡은 일을 잘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느낄때라고 했다.

그래서 주말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회에서 봉사를 하며 섬기는 활동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이 되면 재정신이 아닌 상태로 출근하는 일상을 반복하다가 이제는 휴직을 했다.

주 5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은 아무리 직장은 돈을 버는 수단이라고 해도 우리 인생에 영향도가 그리 낮지 않은 것 같다.


요즘 나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 모든 일이 내가 감당하기에 버겁고 자신이 없어지고 있었다. 

도움이 되고 싶은데 그러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걸 매일 체감하면서 속상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음이 너덜너덜해져서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어린이재단에서 편지가 와있었다.

홍보물인줄 알고 안열어보려다가 열고 싶어져서 열어봤더니 작년부터 후원하고 있는 어린이에게 온 편지였다.

스리랑카에 사지비카라는 이 아이는 내 생일이라고 생일 케이크를 그려서 보내준거였다.

사실 나는 내 고민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지도 않고 늘 혼자 해결하려고 하다보니 늘 마음에 설명할 수 없는 외로움과 우울감이 있었는데, 이 그림은 나에게 엄청난 위로가 되었다.

많은 돈을 후원하는 것도 아닌데 먼나라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고맙다며 케이크를 그려서 보내주는 이 아이로 인해서 나는 다시 열심히 살아봐야겠다고 마음먹게되었다.

나는 되려 사지비카에게 너무 고마웠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이 아이에게 큰 도움은 못되더라도 늘 마음으로 기도하고 필요한 작은 것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크게 위로해줬다.


2023년 4월 나의 첫 정원

작년 10월 말에 심은 튤립 구근이 4월이 되자 꽃을 폈다.

구근을 심고 물을 주지 않았어서 안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겨울을 스스로 잘나고 예쁘게 꽃을 펴서 기분이 이상했다.


작년에 심은 튤립이 월동을 하고 반년정도 시간이 흐르고 꽃이 핀건데, 튤립이 자라는걸 느낀건 눈에 보이는게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결과물은 당장 보이지 않을 때가 많은 것 같다. 

각자가 하고 있는 작은 행동들은 시간이 흐르고 가치가 드러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시기를 견디는 건 각자의 몫이다.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에서 내가 작아보일때, 내가 하고 있는게 없다고 느낄때는 대부분 시간 투자에 대한 결과가 단시간에 보이지 않아서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시간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고 결과물이 눈에 보이는데는 시간이 걸리고 한순간이다.


새로운 것들이 나오고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가진 가치를 잘 지키면서 성장하는건 쉽지 않은 것 같다. 개인이 어디에 중요하게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나같은 경우는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지, 혹은 어느 분야에서 잘하고 있는지에 따라 행복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

일상에서 매일 나는 바쁘게 살고 있는데 나는 잘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면, 각자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시간들을 눈에 보이는 멋진 결과나 변화가 당장 없다고 해서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고 매일 들이는 시간과 습관들은 보이지 않게 누적되고 있다.


이렇게 퇴근하고 센치해져서 완성도 낮은 글을 끄적끄적 적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는 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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