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화를 낼 때 기억해야 할 것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재 자체로 인정해주세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재 자체로 인정해주라는 말, 부모교육이나 자녀교육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읽어 봤음직한 좋은 말 중에 하나다.
좋은 말이고 맞는 말인 것 같아 이 말을 듣거나 읽었을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정작 이걸 아이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와 닿지 않다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알아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실천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는 건" 대체 어떤 걸 의미하고 아이와의 관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 주면 된다.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은 '아이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구체적인 실천방법의 첫걸음이다.
부모는 현재 자신의 입장에 서서, 아이의 감정을 바라보고 판단하기 쉽다.
'아 너는 지금 그렇구나~ 00 하게 느끼는구나'를 알아주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감정을 보려는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상황>
아빠가 아이에게 먹이려고 따뜻한 물에 꿀을 탔다.
아이가 먹을 만하게 식었다 싶어 꿀물이 든 컵을 아이에게 건넸다.
아이는 살짝 입을 대어 보더니 뜨겁다며 소리를 질렀고,
아빠는 다시 한번 꿀물을 마셔보고는
"이게 뭐가 뜨거워? 다 식었잖아! 이제 진짜 하나도 안 뜨거워~"
하고 아이에게 다시 꿀물이 담긴 컵을 내밀었다.
아이는 다시 한번 더 조심스레 입을 대 보더니 여전히 뜨겁다며 소리를 질렀고,
급기야 빨리 먹고는 싶은데 뜨거워서 먹지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이 상황에 화가 나 짜증을 내고 징징거리다 아빠한테 한 소리 듣고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한다.
아이의 몸집이 작다고 아이가 느끼는 감정의 크기도 작은 것은 아니다.
<이렇게 하세요!>
일단, 인정해주면 된다.
"어, 뜨거워? 아빠가 보기에는 식은 것 같았는데 너한테는 아직 뜨겁구나"
"아빠가 빨리 식혀줄게~ 호호, 후후~"
기다리는 걸 힘들어하거나, 빨리 먹고 싶어 징징대며 운다면?
"식으려면 시간이 걸려, 운다고 빨리 식지 않아~"
이렇게 달랜다고 아이가 뚝 그치진 않는다.
더 심술궂은 반응을 보일 뿐이다.
이럴 때도 먼저 인정해주자.
"얼른 먹어 보고 싶은데, 뜨거워서 바로 못 먹고 더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힘들지?"
이렇게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면 이점이 또 하나 더 있다.
바로, 부모의 에너지 소모가 적다.
'네가 맞니, 내가 맞니' 하며 아이와 실랑이하다 에너지 소진하지 말고 먼저 아이가 표현하는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자.
그러면 아이가 더 쉽게 진정이 되고, 부모는 next step으로 나아갈 수 있다.
(next step: 어떤 감정이 들었을 때 어떻게 대응-적절한 행동-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것)
부모가 하고 싶은 말은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인정해주고 난 뒤에 해야
아이에게 잘 전달되고 아이에게도 잘 들린다.
아이가 부모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아이의 귀를 열어준 뒤, 내가 하고 싶은 표현을 말해주자.
"식히려면 시간이 걸려~, 우리 꿀물이 식을 동안 뭐하면서 기다릴까?"
이런 대화가 오고 가는 사이 꿀물이 충분히 식었고 맛있게 먹었다는 훈훈한 마무리!~^^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은 아이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구체적인 실천방법의 첫걸음이다.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고 반응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지각하고 어떤 감정이 느껴질 때 어떻게 적절하게 반응해야 할지를 배울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한다.
아이의 몸집이 작다고 아이가 느끼는 감정의 크기도 작은 것은 아니다.
<앞으로, 이렇게 인정해주세요!>
첫째, 아이가 아프다고 울 때 아픈 것을 인정해주세요.
아이가 넘어지거나 부딪쳐 아프다며 울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나요?
흔히, 아이에게 괜찮다며 달래고 진정시키기 위해 애씁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그다지 큰 '별 일'이 아니긴 합니다.
아이가 유난스럽게 엄살을 피우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면, 상대가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더 강하게 표현합니다.
'내가 아파서 우는데 엄마가 모르네? 이 정도로는 안 아파 보이나 보다. 내가 얼마나 아픈지 엄마가 알 수 있게 하려면, 더 크게 울어야겠군!!!' 요런 심리가 작용합니다.
그러니 먼저 인정해주세요.
"많이 아파?", "이렇게 우는 걸 보니 많이 아픈가 보네" 하고 울고 있는 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아이가 호소하는 아픔을 먼저 알아봐 주세요.
마찬가지로, 아이가 슬프다고 울 때 슬픈 것을 인정해주세요!
둘째, 아이가 무섭다고 할 때, 무서운 것을 인정해주세요.
"엥~ 저게 뭐가 무서워? 하나도 안 무서워"라고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축소하지 마세요.
나는 무섭다고 느끼는데 부모가 그것을 아니라고 무시하면, 아이는 혼란스럽습니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지각하고, 어떻게 적절하게 행동하면 되는지 가이드라인을 알려주세요. 인정하고 반응해주면 next setp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00 하는 게 무섭구나, 그럼 엄마랑 손 잡고 같이 해 볼까?"
(그렇지 않으면, '뭐가 무서워'→'무섭다 말이야~''→어이고~ 하나도 안 무서워, 한번 가보자~'→'싫어, 으아아 아'가 반복되지요...)
그리고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어서 그런 감정이 드는지 물어보세요. 내 기준에서 판단하는 건 NO!
아이가 어릴 때 바닷가 모래사장에 들어갈 때 "무섭다~"며 들어가지 않았던 적이 있어요.
"응? 모래를 밟는 게 무서워?" (엄마)
"응, 무서워" (아이)
"준아, 어떤 생각이 들어서 무서워?"(엄마)
"모래가 발에 들어가잖아~"(아이)
"준아, 발에 모래가 들어가는 건 무서운 게 아니라, 불편한 거야. 준이는 발에 모래가 묻을까 봐 걱정되는구나. 그건 털어내거나 씻어내면 돼~:)"(엄마)
아이가 말하는 표현을 정정해주고, 걱정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자 아이는 바로 모래사장으로 뛰어들어갔답니다.^^
셋째, 아이가 낯설어할 때, 그 낯섦을 인정해주세요.
인사 잘하는 아이, 다른 사람에게 칭찬받는 아이를 보면 부모 입장에서는 뿌듯하지요~^^
가정교육이 잘 된 아이로 보여 부모 입장에서는 내심 뿌듯해집니다.
낯선 환경, 낯선 사람에게 적응하는 데는 아이마다 시간이 각기 다릅니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어요. 제 아이 또한 그랬습니다.
낯선 사람을 만나면 긴장하고 얼어붙었거든요.
다그치지 말고,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알려주세요.
"다음에 만나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강요하지 않으면, 느리지만 천천히 변화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을 기대하며 시작하지 마세요.
아이들은 무수히 반복되는 연습과 시간을 통해 차츰 차즘 변화하고 성장해나가니깐요.
넷째, 아이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함께 소중히 여겨주세요.
꾸질 꾸질 해 보이는 작은 장난감 인형을 아이는 소중히 다루며 어디든지 가지고 다니려고 하는 경우, 엄마가 보기에는 꾸질 꾸질 해 보이더라도 그것을 인정해주세요.
겉으로 보기에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물건이지만, 아이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소중한 것이니깐요. 이렇듯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고 반응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지각하고 어떤 감정이 느껴질 때 적절하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구체적인 실천법, <오늘도 화내고 말았습니다>(한빛라이프, 박윤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