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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d Silence Aug 19. 2023

새로운 직원의 등장

오늘 입사한 00팀 000입니다. 


회사는 직원들이 모여 돈을 버는 조직이고, 직원들은 계속해서 바뀐다. 개인적인 사정, 개인의 철학, 주변의 환경과 같은 여러가지 이유로 나가고 들어오기를 반복한다. 어찌 되었든 나가는 직원이 있으면, 뭔가 감정의 동요가 생긴다. 잘 맞는 직원이 나가면 아쉬울 수도 있고, 잘 안 맞는 직원이 나가면 시원할 수도 있다. 반대로 누군가 새로 들어오게 되면, 또 다른 감정의 동요가 생긴다. 기본적으로는 나랑 잘 맞았으면 좋겠다라던가, 어떤 스타일로 일하는 분인지 이런저런 궁금증이 생기게 된다.


새학년이 되어 새로운 반에 배정되거나, 새로운 친구가 전학왔을 때 느낌이 그랬던 것 같다. 어쩌면 첫 인상에 나와는 안맞겠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 왠지 잘 맞을것 같아 잘해주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면 이내 마음이 콩닥콩닥해졌다. 그렇게 되면 도저히 어색할 수 밖에 없는 첫인사를 건네면서, 자연스럽지 않은 대화들과 약속들을 해갔다. 그런 과정들이 처음이 지나 익숙해지면 점차 서로 친해질지, 조금 멀어질지 결정되었던 것 같다.


직원이 새로 들어오면, 이렇다할 꼭짓점이 생기기 전 까지는 굳이 말걸지 않는 듯 하다. 어릴 때보다는 생각할 것도, 고려할 것도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진짜로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 그래도 본능적으로, 사람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긴 한다. 다른 팀에 배정되었던데, 그 팀에서 잘 적응할까. 거기 팀원 분들이 다 좋으시긴 하니까 무리는 없을 것 같긴 한데. 혹시 새로오신 분이 빌런 아닐까. 그럼 잘못 뽑은거 아닌가.


우리 회사는 규모가 그리 크지도 않을 뿐더러, 공채 개념이 짙지 않아서 따로 뭉치는 집단 같은 것은 없다. 보통 그런 집단이 불화의 시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은 장점인 것 같다. 그렇다 보니, 팀원들끼리 모여도 새로 들어오신 분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는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도 바로 뒤에 새로운 사람이 왔는데 아무런 궁금증이 없는 것 또한 아주 자연스럽진 않게 느껴지긴 한다.


요즘 워낙 신입사원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상호간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지 못하는 것 처럼 비추어져 많은 사람들이 차라리 무관심을 선택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나 역시도 새로오신 분에게 어떠한 말도 건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상적인 집단의 모습은, 누구나 누구에게 적당한 관심과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간에 할 수 있는 배려의 수준을 높이고, 직장 안에서의 편안함을 느끼는 것 아닐까. 워낙에 한국사회 구성원의 관심이 '알면 불편할 만한' 것들에 집중되고, 그런 것들을 약점잡아 놓는 행위들이 만연하다고 '느껴지기에' 더욱 서로 조심하는 것 같다.


직장이란 곳은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이러한 곳에서 상호간의 적당한 관심과, 선을 넘지 않는 수준의 대화는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욱 부드럽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이 이뤄져, SNS에 그런 게 좀 퍼졌으면 좋겠다. 허구한 날 누가 누구 흠잡은 얘기나, 따돌린 얘기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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