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inia 캠프로 가는 길
Dear. Korean volunteers
Brudur에서 우리 캠프에 도착하는 방법
방법 1: 하루 1번 3시 45분에 출발하는 미니버스를 이용
방법 2: 오토스탑(히치하이킹)을 이용
히치하이킹을 해서 도착하라고??
터키 말이라곤 “안녕, 고마워” 밖에 못하는 우리한테??
우리의 첫 workaway 캠프는 한국으로 따지면 Brudru읍 Karakent면 위치해 있었다.
workaway는 여행자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노동을 제공하고 숙식을 제공받는 형태로 전 세계적으로 그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의 첫 workaway는 터키, 우리 힘으로 캠프까지 찾아가야 한다.
프로젝트 매니저인 Freddy는 친절하게(?) 캠프까지 가는 방법을 이메일로 보내줬다.
우리가 Brudru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아무것도 없는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4시간을 넘게 기다릴 수는 없었다.
Freddy가 보내준 메일에 따르면 ‘아주 친절하게’ 사무실 직원에게 부탁을 하면 캠프에 전화 연결을 할 수 있다. 통했다. 사무실 직원은 캠프와 한참을 통화하고선 버스에 타라고 했다.
우리를 위해 특별 운행을 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저 멀리... 30 분을 기다려 출발한 버스는 정류장마다 멈춰 사람들을 태우곤 40분쯤을 달려 어느 황량한 도로에 우리를 내려주고는 “오토스탑”이라고 말하곤 떠났다.
그랬다. 여기서부터 히치하이킹을 통해서 캠프까지 가야 했다. OMG!!
10분이 지나도 차 한 대 보이지 않았다.
‘Karakent 14km’라는 표지판을 멍하니 바라보다 조금씩 걷기로 결심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BMW 한대가 보였고 우리는 소심하게 손을 들었다. 우리의 첫 번째 오토스탑 시도! BMW는 무심히 우리 곁을 지나가 버렸고 역시 오토스탑은 무리였다고 실망하고 있을 그때 BMW가 서서히 멈춰 섰다. “성공!!” 우리는 팔짝팔짝 뛰어가 차 문을 열었다. 우리가 아는 모든 터키어와 온몸을 이용해서 감사를 표현했다. 이 산골에서 그것도 고급 승용차를 떡하니 세우다니!!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 “차가 참 좋다”를 남발하며 20분쯤 달리자 갈림길이 나왔고 그들은 차를 멈추고 손가락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려주었다. 보조석에 타고 있던 할아버지는 차에서 내려 악수를 건넸다. "터키는 참 인심도 좋구나!" 감상에 젖을 겨를도 없이 우리는 두 번째 오토스탑을 준비해야 했다.
자동차가 이리도 귀했단 말인가.
5분을 기다렸지만 역시나 차는 보이지 않았고 ‘Karakent 4km’ 표지판을 보고 또다시 걷기 시작했다. 한참을 걸어 나타난 마을, 배가 고팠던 우리는 우선 식당부터 찾았다. 동물보호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캠프의 식단은 '채식'으로 앞으로 일주일간 영낙없이 채소만 먹어야 한다. 고기라면 환장하는 나는 맛있는 로컬 식당을 찾아 소고기를 한껏 먹을 작정이었다. 하. 지. 만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다녀도 식당은커녕 간판 하나 보이지 않았다. 여긴 그야말로 깡촌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출발하기 전 고기나 실컷 먹어둘걸... 하지만 이제 와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 일단 캠프로 가서 허기를 채우는 수밖에...
그나저나 Lisinia 캠프는 어디에 있는 걸까?
마을회관에 모여계신 할아버지들께 여쭤보니 여기서부터 3km를 더 걸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어르신들은 항상 실제 거리보다 가깝게 말씀해주신다는 것을... 두 번째 오토스탑이 절실했지만 짐을 가득 실은 경운기 외에 굴러다니는 것은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30분을 걸었을까? 역시나 캠프는 아직 보이지 않았고 우리가 절망하고 있을 때 낡은 SUV 한 대가 보였다.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두 손 두발을 다 들어 차를 세웠고 그렇게 두 번의 오토스탑, 6킬로의 도보로 출발한 지 7시간 만에 캠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아..... 안녕!!
캠프에 도착하자마자 9마리의 고양이 무리와 두 마리의 강아지가 달려들어 인사를 했다. 사실 이 녀석들의 인사는 애교였다. Lisinia 캠프에는 60마리의 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으니 말이다. 프로젝트 매니저인 Freddy와 인사를 나누고 장작을 피우는 따뜻한 난로가 있는 터키 스타일의 텐트에서 몸을 녹였다. 기나긴 여정 끝에 우린 드디어 Lisinia 캠프에 와 있었다.
니들이 오토스탑을 알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터키에서 오토스탑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특히 하루에 버스가 한대 다니는 이곳 시골마을에서 오토스탑은 하나의 교통수단이다. 서로 어떤 의심도 없이 차를 세우고 태워주는 정 많은 나라 터키, 이제야 Freddy가 오토스탑을 추천해준 이유와 두 번의 오토스탑이 성공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얘들아! 잠 좀 자자!
캠프에서의 첫날밤, 녀석들의 환영인사가 시작되었다.
Lisinia 캠프의 가족인 늑대, 부엉이, 재칼 등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우리의 밤을 설치게 하기 충분했다.
“여보, 우리 괜찮겠지?”
우리의 첫 warkaway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