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바다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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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부산을 떠나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한 번도 할아버지를 보지 못했던 딸에게도 중학교 시절 할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 귀여워... 할아버지 입이랑 엄마 입이랑 똑같아요."


딸은 현재형으로 말하고 있었다. 현재형. 그 순간 나는 문턱을 넘는 느낌이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재의 고통스러운 기억으로부터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느낌이었다. 이제 나에게 아버지는 그때 그 소년이 되었다.


그것은 선물이었다. 파도를 몰고 뭍으로 힘차게 달려오는 기억이었고, 일시적이었으나 영원한 가족의 추억이었다. 학적부 가득 쾌활, 쾌활로 기록된 씩씩한 소년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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