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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디 Jun 14. 2020

주재원 vs 현지채용

외국의 한국회사에서 일하는 방법

외국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국내회사에서 일하다가 주재원(Expatriate)으로 해외 파견을 나가는 것이다. 주재원을 사전에 검색해보면, '어떤 임무를 띠고 파견되어 일정한 곳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라고 나오는데, 글로벌 기업의 해외 현지 법인에 파견되어 근무하는 직원을 일컫는다. 


한국회사라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안정적인 환경에 속해 있으면서 해외생활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생활에 관심있는 직장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주재원 경험은 본인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체로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원래 받던 급여 이외에 해외근무 수당이 주어지므로, 급여의 상당부분을 저축할 수 있고, 현지 숙소(비싼 월세의 훌륭한 집), 차량, 자녀 교육비(비싼 외국인학교 등록금) 등이 제공된다. 배우자는 호사스러운 생활에 더불어 어학원에서 현지 언어를 배울 수도 있고, 자녀 또한 언어를 습득하고 새로운 문화를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다. 


해외파견 주재원의 장점

해외 커리어

- 높은 급여

- 주택, 차량

- 자녀교육비

- 배우자: 여유로운 생활

- 자녀: 언어 습득 및 새로운 문화 경험


회사에서 이렇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주재원을 파견하는 이유는, 현지 법인과 본사 사이에 매끄럽게 의사소통을 하고 효과적으로 업무지시를 하기 위함이다. 높은 비용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필요로 직원에 파견을 요청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들이 현지 생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많은 직장인들의 로망인 주재원도 단점은 있다. 과거와 달리 맞벌이가 일반적인 요즈음, 주재원의 배우자가 일을 하고 있다면, 휴직 또는 퇴직이 불가피할 것이다. 공무원처럼 장기 휴직이 가능한 경우를 제외하면, 자칫 경력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현지에서의 여유로운 생활에 만족하는 경우도 많지만 외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향수병을 호소하는 배우자도 상당히 많다. 자녀들 또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이 외에 원초적인 문제가 있는데,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와 같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지역은 주재원에 대한 경쟁이 심하며, 본인의 직무와 맞는 포지션이 없을 수도 있다. 이와 반대로, 중동이나 아프리카처럼 일반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지역으로 파견을 떠나야 한다면 가족들에게 민폐일지도 모른다.


해외파견 주재원의 단점

- 배우자: 경력단절, 향수병

- 자녀: 새로운 환경 적응에 대한 스트레스

- 파견 선호지역: 경쟁 치열

- 파견 불호지역: 가족들과 동행하기 어려움


이러한 가운데 한국회사의 해외법인에서는 현지채용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가 돋보인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주재원에 들어가는 지나치게 높은 비용 때문이다. 한국의 직원을 파견하지 않고, 현지에서 직접 채용하게 되면 주택, 차량, 자녀교육비 등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세계화가 확산되면서 해외 취업을 통해 외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한국인의 수가 증가하였고, 이로 인해 현지 채용을 위한 인력 풀이 개선되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물론 이는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들에 국한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비대면 재택근무를 경험하다 편에서 설명한 것처럼 원격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어 굳이 본사의 직원이 파견되지 않더라도 현지 법인과 본사 사이에 효과적인 협업이 가능해 졌다. 


회사에서 현지채용을 선호하는 이유

- 비용

- 현지 인력 수급 개선

- 원격 업무 시스템


그렇다면 외국에 사는 한국인들은 왜 현지채용을 선택할까? 외국에 살기로 마음먹고 과감히 떠났겠지만 그 나라에서 마음에 드는 직업을 구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특히 한국어라는 능력을 배제하고 나머지 업무역량만으로 현지인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에 가산점을 부여해주는 한국기업은 상대적으로 취업이 수월한 것이다. 또한, 해외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워낙 훌륭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외국에서 취업할 수 있는 선택지 중에 한국회사(주로 대기업)보다 좋은 회사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기업은 '글로벌 외국계기업'이다. 결국, 외국에 사는 한국인에게 한국회사의 해외법인은 매력적인 선택지인 것이다.


다만, 한국 특유의 직장문화가 싫어 떠난 사람들에게 한국회사 현지채용은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한국 특유의 안 좋은 기업문화를 품고 외국 문화에서 살면 문화적 괴리로 인해 심리적인 불편함은 극대화될 수 있다. 만약 현지채용 직원의 직속상사가 주재원이라면 괴리는 더 클 수 있다. (심지어 받는 혜택도 다르다) 예를 들어, 나의 친 누나는 한국회사의 독일법인에서 현지 채용되어 일하고 있는데, 독일사람인 매형의 시각에서 누나의 회사생활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업무강도가 너무 높아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고, 업무를 지시하는 방식이나 휴가를 승인하는 절차 등이 독일 생활에 전혀 맞지 않다. 주재원인 직장상사의 압박 때문에 유럽에서 너무나 당연한 육아휴직도 온전히 활용하지 못했다. 이를 통해 발생한 고통은 매형과 조카도 함께 짊어지고 있다. 


정리해보면, 해외파견 주재원은 장점이 많지만 앞으로는 현지채용의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현지법인의 문화에 과도기적인 문제가 발견되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서로가 납득할 수 있는 문화가 안착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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