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인 이력서 업데이트
내가 싱가포르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은 링크드인(LinkedIn, 비즈니스에 특화된 SNS) 덕분이었다. 기억이 또렷하진 않지만 2014년 즈음에 우연히 링크드인, 리서치게이트(ResearchGate, 연구자들을 위한 SNS)와 같은 (당시 기준으로) 트렌디한 업무용 SNS 플랫폼에 대해 주워 들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링크드인 프로필을 작성했던 것 같다. 간간이 리크루터로부터 '이직 제안' 메일을 받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었으나, 대부분 내 경력이나 관심사와 무관한 포지션이었고 당시에는 이직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었던 터라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렇듯 나는 링크드인을 활용함에 있어 소극적이었지만, 운 좋게도 해외로 이직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2015년 당시 국내 링크드인 사용자가 많지 않아 해당 포지션에 경쟁상대도 없었던 것 또한 작용했던 것 같은데, 어쨌거나 나는 링크드인 얼리어답터로서 수혜를 누린 셈이다.
그 이후로는 소극적인 자세로 링크드인을 활용해오고 있다. 우선, 1촌으로 등록된 인맥들이 공유해주는 소식을 통해 업계 동향을 파악한다. 링크드인의 채용정보는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나의 프로필을 참고해 새로운 채용공고를 추천해주는데 어떤 회사에서 어떤 포지션을 채용하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요즘 어떤 직종에 수요가 높은 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모니터링 하다 보면 지금 어떤 스킬을 배우는 게 추후 이직에 도움이 될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렇듯, 당장 적극적인 이직의사가 없더라도 채용시장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커리어에 해가 되진 않을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 1년 또는 2년에 한 번 정도는 이력서(Resume)를 업데이트 하는 것도 유용한 습관이다. 혹시라도 좋은 기회가 찾아오면 빠르게 지원(Apply)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본인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업무가 전체 커리어에서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는지 검토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매력적인 이력서를 위해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단순한 이력 외에도 업무적으로 임팩트 있는 스토리를 정리하는 것 또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어,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서 경험한 가장 힘들었던 에피소드 세 가지를 떠올려보자. 어떤 부분이 힘들었고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였던가?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은 무엇인가? 이 내용들은 입사를 위한 면접에서 자주 나오는 단골 질문이다.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로부터 본인의 강점을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면 추후 이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링크드인 또는 기타 취업 플랫폼을 통해 관심이 가는 채용공고를 발견한다면 입사지원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적극적인 이직의사가 없더라도 한 번씩 지원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면 이직 시장에서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금 회사에서 충분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만약 다른 곳에서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와이낫(Why not?)이다. 다른 회사로부터 받은 오퍼(Offer)는 현재 회사에서 더 좋은 조건을 받기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도 있다. 반대로 마음에 드는 채용공고가 없거나, 입사지원을 했는데 떨어지거나, 더 열악한 조건을 제시 받는다면 현재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되살아나며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