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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끝내주는 숙소를 찾아라

똑똑하게 숙소 고르는 법

by 소율


가성비의 기준


숙소를 고를 때 신경 써야 할 것은 가격 대비 만족도이다. 만약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고르고 말고 할 것도 없다. 그냥 5성급 호텔처럼 비싼 곳에 가면 된다. 참 쉽다. 비싼 숙소는 비싼 만큼 제반 조건이 훌륭하다. 그러나 우리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최대한 조건이 좋은 곳을 찾으려고 한다. 가격은 저렴하면서 만족도가 높은 곳,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모조모 따져보는 게 필요하다.


가격과 비교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위치, 청결도, 소음, 다른 여행자와의 교류 여부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조건은 역시, 위치다.


관광지가 몰려 있고 교통이 좋은 시내 중심가나 구시가지(유럽의 경우)는 물론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머무는 기간이 짧으면 비싸더라도 이런 곳에 숙소를 잡아야 한다. 하루 이틀 머무는 도시에서 숙소가 멀면 불편하기도 하거니와 길에다 버리는 시간이 아깝다. 여정이 짧은 여행자에게는 돈보다 소중한 것이 시간이다. 관광지 안이므로 혼자서 밤 문화를 즐긴다거나 야경을 보는 데도 지장이 없다.


반면 한 곳에 오래 머무는 여행자라면 굳이 비싼 지역에 숙소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 중심가에서 전철이나 버스로 10여분 가량 떨어진 지역도 괜찮다. 이 정도면 여행이 불편할 정도로 위치가 먼 것은 아니다. 아마도 관광지를 벗어난 주거지역일 확률이 높다. 보통 시내보다 훨씬 저렴하면서 조용하고 깨끗한 숙소를 구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가성비가 좋다.


단점이라면 늦은 밤에 혼자서 숙소로 돌아가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 주거지다 보니 밤이 되면 동네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어 한적하기 때문이다. 안전한 지역이라 해도 여자 혼자라면 겁이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행이 있다면 이런 곳도 괜찮다.


나는 주로 오래 머무는 여행을 하는 편이므로 비싼 중심가보다는 약간 떨어진 주택가에 숙소를 얻곤 한다. 독일 드레스덴에서도 구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방을 구했다. 버스나 트램을 타기에는 위치가 불편해서 그냥 걸어 다녔다. 내 걸음으로 구시가지로부터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엘베 강의 노을이 불타는 듯 빨갛게 물든 날, 강가 근처 구시가지에서 멋진 노을을 감상하고 숙소로 돌아가려고 나섰을 때, 이미 깜깜한 밤중이었다. 어쩌면 그렇게 거리에 달리는 차도 걸어 다니는 사람도 하나 없던지. 전혀 위험하지 않은 지역이었음에도 숙소까지 걸어가는 그 시간이 무서웠다. 아무리 안전한 동네일지라도 아무도 없는 컴컴한 거리를 혼자서 걷는 건 역시 달갑지 않다.


사람에 따라서 청결도나 소음에 민감할 수 있다. 나는 청결도보다는 소음에 취약한 편이다. 그래서 밤에 잘 때 숙소가 조용한지 반드시 확인한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위치보다 소음을 더 중요시하는 쪽이다. 이건 나만의 특수한 상황인데 시끄러우면 전혀 잠을 못 자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치가 좋아도 그 지역이 밤새 소란하다면 나에게는 악몽 같은 숙소가 된다. 그밖에 다른 여행자와의 교류를 중시하는 사람이 있다. 나에게는 이것도 해당된다. 가능하면 다른 여행자들과 만나기 쉬운 숙소를 선호한다. 호텔보다는 게스트하우스 취향이다. 선호도와 취향은 제각각이어서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숙소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숙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 각자 원하는 대로 자신의 취향에 맞추어 선택하기를 바란다.



똑똑하게 숙소 고르기


어떤 여행을 원하느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숙소의 종류가 달라진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어떤 숙소라도 예약하기 전에는 반드시 후기를 살펴볼 것을 강조한다.


호스텔

다른 여행자를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여행친구를 사귀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배낭여행자나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선호한다. 1인실, 2인실도 있지만 주로 4인실 이상의 공용 침실이 대부분이다. 물가가 비싼 유럽에서 많이 이용한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 들고 나는 여행자 또는 코를 심하게 고는 여행자를 만나면 숙면이 어려울 수 있다. 한 방을 여럿이 사용하므로 특히 도난에 주의해야 한다.


게스트하우스

호스텔과 마찬가지로 편안한 분위기라 친구를 사귀기에 좋다. 호스텔처럼 침대 하나만 쓸 수 있는 도미토리부터 독방까지 다양한 종류의 침실이 있다. 비교적 저렴하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개인실을 써도 가격 부담이 없어서 가성비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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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민박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으로 호스텔보다는 비싸지만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호스텔처럼 도미토리가 많고 1, 2인실도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스텔이라 보면 된다. 주로 물가가 비싼 유럽에서 많이 이용한다. 대부분 아침밥이나 아침저녁밥을 포함한 가격이라 상당히 가성비가 좋다. 한식을 제공하므로 현지식이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대안이 된다. 한국어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한국인 동행을 만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반면에 외국에서도 한국인들끼리만 어울린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곧 단점이 된다.


호텔

2성 급부터 5성급까지 천차만별이다. 손님들끼리 어울리는 분위기는 아니다. 조용히 쉬거나 편의시설을 즐기려는 목적으로 며칠간의 짧은 여행이나 휴양을 원할 때 주로 선택한다. 호텔이라고 무조건 비싸지만은 않다. 서유럽이라도 비수기에는 40유로 대의 저렴한 호텔을 구할 수 있다. 물론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를 감수해야 한다. 동유럽의 경우 서유럽과 비슷한 수준의 호텔이라도 가격이 저렴해서 가성비가 좋다. 호텔 가성비가 가장 좋은 곳은 역시 동남아시아. 국내와 비교해서 현격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호텔 숙박이 가능하다.


아파트 호텔, 레지던스 호텔

우리나라의 콘도와 비슷하게 주방이 딸려 있어 음식을 해먹을 수 있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러 명의 친구나 가족과 여행할 때 적합하다.


에어비앤비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광고로 유명하다. 일반 숙박업소가 아닌 현지인의 집에서 지낸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서 방 하나를 빌려 주거나 집을 통째로 빌려 주기도 한다. 아주 저렴한 것부터 비싼 것까지 가격은 다양하다. 호텔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호텔과 비슷한 룸 컨디션을 가진 곳도 있으니 잘 찾아보자. 유럽처럼 숙박비가 비싼 지역에서 호텔을 이용하기는 가격이 부담되고, 그렇다고 호스텔이나 민박의 도미토리를 이용하자니 공용 침실이 불편한 사람들이 대안으로 많이 선택한다.


에어비앤비에서 내세우는 것처럼 현지인의 집에서 현지인과 교류하고 싶다면 호스트를 잘 골라야 한다. 게스트와 흔쾌히 어울리면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방만 내주고 나 몰라라 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호스트를 만나려면 후기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웬만하면 게스트가 후기에 부정적인 언급을 잘 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good’이나 ‘helpful’ 같은 표현이 많은데, 이건 예의상 하는 말이라고 받아들이는 게 낫다.


그것보다는 구체적인 도움 사례가 있는 집이 확실하다. 특히 슈퍼 호스트라면 믿을 만하다. 슈퍼 호스트는 일정한 조건을 갖춰야 선정이 되는데, 인기가 좋아서 일찍 예약해야 방을 구할 수 있다. 하루 이틀 머문다면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지만 장기 숙박이라면 까다롭게 호스트를 골라야 한다.


1주일 이상 장기 숙박은 보통 할인을 해준다. 할인율은 집집마다 다르다. 유럽의 경우 30일이 아니라 28일부터 한 달로 친다. 보증금을 거는 집도 있다. 보증금이 신경 쓰인다면 아예 보증금이 없는 집을 고르는 것이 마음 편하다. 방값에는 수수료 10%가 추가되니 총액을 계산해야 한다. 예약 전 궁금한 점이나 요구할 것이 있으면 미리 메시지로 물어봐야 한다.


가기 전에 꼭 정확한 주소를 확인할 것. 간혹 에어비앤비에 기재된 주소와 실제 주소가 다른 집이 있다. 층과 호수, 열쇠 받을 방법에 대해서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따로 물어보지 않으면 알려주지 않는 호스트도 있다.


한국어 홈페이지가 있어서 영어를 못 해도 예약이 가능하다. 숙소 정보, 후기 부분은 영어로 나오지만 한국어 번역 기능이 있다. 단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점은 감안할 것. 호스트와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만났을 때 의사소통하기 위해서는 영어 독해와 말하기가 필요하다. 영어를 전혀 못 하면 호스트와의 교류는 어렵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광고를 체험하고 싶다면 영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터놓고 말하자면 에어비앤비는 일반 숙소보다 불편하다. 주택가에 위치한 집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 세심하게 챙겨야 할 부분도 많다. 개인과 개인이 거래를 하다 보니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도 간혹 일어난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현지인과 함께 그들의 집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본다는 특별함에 이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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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개월의 유럽여행 중 대부분의 숙박을 에어비앤비로 해결했다. 그중 스페인 세비야의 마누와 라파네 집에서 보낸 26일의 시간은 에어비앤비 광고를 찍어도 될 만큼 즐거운 추억이었다. 한편 프랑스 리옹에서는 정반대로 무개념의 호스트를 만나 계약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집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에어비앤비가 궁금하다면 한번 경험해 보시길. 내 취향인지 아닌지는 해보면 드러난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셰어 하우스

한국인이 현지에서 아파트나 주택을 빌려 다시 방을 빌려주는 형태. 숙박 허가를 받지 않은 외국인이 운영하는 방식이라 대부분 불법이다. 보통 한 달 이상 장기로 방을 내놓는다. 에어비앤비보다 훨씬 저렴하고 수수료도 없다. 보통 현지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이 이런 방을 많이 찾는다. 한인 민박처럼 한국인들만 모이는 숙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


한국인 셰어 하우스만 모아놓은 사이트는 따로 없고 방을 구하려면 일일이 손품을 파는 수밖에 없다. ‘가고자 하는 도시+장기방(예: 뉴욕 장기방)’으로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그 밖에도 현지에 사는 한국인들이 모이는 한인 사이트에 광고가 올라온다. 예로, 스페인에 거주하는 한인 교포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스페인 짱’이 있다.


숙소 예약 사이트


가격비교 사이트

트리바고, 호텔스컴바인.

항공권 가격비교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와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된다. 어느 사이트에서 파는 숙소가 가장 싼 지 비교해 주는 곳이며, 모두 한글을 지원한다. 예약해야 할 숙소가 하나라면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하는 것이 편리하다. 만약 여러 개의 숙소를 예약하는데 최저가를 찾다 보면 예약 사이트가 각각 다를 수 있다. 이럴 경우 관리하기가 번거로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호스텔 예약 사이트

호스텔월드, 호스텔스닷컴.


한인 민박 예약 사이트

한인텔, 민박 다나와.

이 외에도 도시 이름+한인민박(예: 파리 민박, 런던 민박 등)으로 검색해도 찾을 수 있다. 이런 중개 사이트를 통하면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직접 예약하는 게 더 저렴하다.


호텔 예약 사이트

아고다, 호텔스닷컴, 트립드바이저, 부킹닷컴.

아고다는 종종 할인 코드를 발급하고, 호텔스닷컴은 10박을 적립하면 1박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여러 개의 숙소를 예약하는 경우에는 하나의 사이트에서 모두 하는 것이 관리하기 편하다. 숙소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그냥 간단하게 하나의 사이트에서 예약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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