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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 Mar 25. 2020

선택과 집중하기

나는 출산 전까지 다양한 일들을 해왔었고 매 순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작은 것들을 얻느라 큰 것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저질체력에 멀티플레이어도 아닌 나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그 선택을 남에게 맡겨버린 적도 있었고 여러 선택들을 다 떠안다가 이도 저도 아니게 된 경우도 많았던 것이다.


최근에도 다이어트 카톡방을 운영하며 알게 된 회원들과 정모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블로그를 운영하며 이것저것 협찬을 받는다고 말해줬다. 미용실이며 네일아트, 외식 등 심지어 최근에는 캠핑까지 무료로 다녀왔다며 그렇게 월 40만 원 정도는 아낀다는 얘기를 했다.


나는 집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그렇게 돈도 아끼고 이것저것 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서 집에 오자마자 잠자고 있던 블로그에 다시 접속했다. 집에 있는 아기용품부터 안 하던 천연팩까지 해가면서 포스팅할 거리를 찾아다니며 블로그에 열을 올렸다. 그렇게 한 삼주 정도를 열심히 한 것 같다. 그다음부터는 지지부진한 조회수에 실망하기 시작하며 내가 지금 뭐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반기부터는 글쓰기 클래스도 시작해야 하고 읽을 책도 많은데 이 시간에 뭐 하고 있는 건가 싶으면서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이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없는 와중에 남 따라 무료로 물건 좀 받아보겠다고 시간을 허비한 꼴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그 시간에 나는 수업을 준비해야 했고 밀린 책도 읽고 글쓰기를 해야 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 꼭 이렇게 시간을 허비해보고 나서야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게 된다.      


안타깝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살았다고 해서 좌절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육아와 가사노동 거기에 자기 관리까지 하느라 시간이 없는 지금이야말로 선택과 집중을 절실히 해야 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아직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조차 헷갈릴 때가 있지만 늘 무엇을 하려는지 생각하고 계획대로 해나가야만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이렇다 할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작은 기대함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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