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동에 살면서 한 번의 이사를 하고 한 번의 이직을 했다. 4년을 살았던 집이었고, 10년을 다닌 직장이었다.이사도 이직도 어느 것 하나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어렵게 내리는 결정이라고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집에도 계약기간이라는 것이 있고 직장에도 인사철이라는 것이 있으니 그 시간을 놓치면 고스란히 다음 한 해를 흘려야했다.
이사를 하면서 한강공원과 더 가까워졌지만 합정역은 더 멀어졌다. 이직을 하면서 하고싶은 일과 더 가까워졌지만 상수역과 더 멀어졌다. 합정역과 상수역의 사이에서, 매일 아침 멀어진 지하철역으로 길어진 출근길을 나서지만 오히려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생각한다. 출근길이 조금은 내 것이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