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성범 Mar 10. 2024

부동산 경기와 감정평가

어느 감정평가사의 변명

회사에 일이 없다, 영업하기 힘들다, 사무실이 조용하다고 침울해하는 평가사들이 많네요.


돌아보니 지금의 대세 하락기 혹은 침체기는 제가 감정평가법인에 입사했던 2011년과 비슷합니다. 400억 수준이었던 매출액이 입사 당시 300억대로 떨어졌고, 수습-소속평가사를 거치는 3년동안 회복되지 못했어요. 그땐 뭐 하루하루 출장가고 야근하느라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지만, 돌아보니 그해는 2008년부터 시작된 침체기의 한복판이었습니다. 


그 침체기는 시작으로부터 5년, 입사로부터 3년이 지난 2014년이 되어서야 반등했는데, 대세 상승기의 마지막 해인 2021년 회사의 매출액은 780억이었고 저도 파트너 평가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대세 침체기에 떨어진 매출액은 고작 20억이었던 거죠.

현재 침체기는 2022년 말에 시작되었으니, 2024년 현재는 침체기의 한복판을 지나는 중이고 향후의 대세 상승기는 3년 뒤인 2027년쯤 찾아올지도 모르죠. 그러니 지금은 사기가 꺾여 있을 때가 아니라, 3년 뒤를 내다보며 차분하게 기획하고 공부하고 시스템을 구축해놓을 때입니다. 지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2027년의 지각 변동이 달라질테니까요.


원래 감정평가사는 시장 침체기에 활약할 수 있는 트렌드 리더나 세터가 아닙니다. 오히려 감정평가사의 역할과 역량은 트렌드 팔로워에 있으니, 침체기에 어떤 플레이어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활약하는지 잘 지켜보고 그들의 방향을 탐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황을 직접 타개할 수 있는 리더가 되지 못해 아쉽다면, 리더는 팔로워보다 앞선 사람이지 나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좋은 팔로워는 좋은 리더를 돕고 나쁜 리더를 살리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꼭 모두가 주택을 소유해야 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