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의 원리
상품은 디자인, 생산, 소비 뿐만 아니라, 유통되고 팔리는 방식, 상품을 즐기는 경험이 중요하다.
여러 유형의 상품은 각 유형에 적합한 판매채널과 매체를 가지고 있다. 부동산을 사는 것은 전시장에 있는 고급 자동차를 사는 것과 매우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부동산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물질이 아닌, 이익과 이미지를 구매하는 것이다.
구매자들이 새로운 생활양식에 스며들게 하고, 이를 구매했을 때 삶이 얼마나 더 나아질지 상상하게 해야 한다.
<부동산 디벨로퍼의 사고법> Peter Hendee Brown
부동산 중개는 분명 마트에서 상품을 사고파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죠.
주택도 필수재이면서 투자재의 성격이 섞여 있어 단순한 상품이 아니지만, 투자재의 성격이 강한 비주택은 접근방식 자체가 달라야 하는 것 같습니다. 중개의 역할이 단순히 '수요-공급의 연결'에 국한되지 않고, 오히려 '수요의 창출'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백화점 쇼핑과 비슷합니다. 보통 옷을 사러 백화점을 갈 때 어떤 옷을 사겠다는 것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냥 둘러보다가 '마음에 들면' 사는 것이죠. 사전에 옷의 종류나 색상을 특정하기 어렵고, 설사 어느 정도 특정했다고 해도 직접 입어봐야 하고요.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거주 목적으로 사용되는 주택이나 사무실이 아닌, 상가나 꼬마빌딩 같은 투자 목적의 부동산은 위치, 면적, 용도지역 같은 상품의 기본적인 스펙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상품이 특정되지 않은 상태의 잠재수요가 훨씬 많은 것이죠. 그런데 이 시장이 대형 상업용 부동산시장과 주택시장 사이에서 가장 큰 시장을 이루고 있고요.
개인 자산가 대상의 중소형 부동산 시장(대략 20억 이상 100억 이하)에서 물건박람회, 임장투어, 부동산세미나, 건축주교실, 모델하우스 같은 공급자형 세일즈 방식이 주로 활용되는 이유도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