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유한성을 잊고사는 우리
지난주 유퀴즈온더블랙이라는 프로에서 인터뷰 게스트로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을 갖고계신 분이 나왔다. 그 분은 한참 사업을 하다가 가까운 지인들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고인의 삶의 마지막 순간을 정리해주는 일을 해야겠다 다짐했다고 한다. 누구에게든 꺼려지는 일이기에 주변에서는 그분을 말렸지만, 이 세상을 떠나가는 이가 터전을 삼았던 공간을 마무리해주는 일에 가치를 느끼고 꾸준하게 일을 해오셨다.
그와의 대화가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일상에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순간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하고, 해서는 안될 말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지금 대화를 나누고있는. 내가 충고아닌 충고를 쏟아붇고있는 상대방이. 내일이면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다면 나는 오늘 그에게 어떠한 태도로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만약 마지막 순간임을 알았더라면 상대를 몰아붙이면서 타박할 수 있을까. 상대에게 상처가 될 모진 말들을 서슴없이 쏟아낼 수 있을까?
인간이 겸손할 수 있는 이유.
이번엔 상대방이 아닌 내가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나를 치장하는 어떤 물건이든, 미사여구가 가득한 자신을 방어하는 말들이 필요가 있을까. 욱하는 감정에 분노를 쏟아 낼 필요가 있을까. 자신과 관계없는 세상사에 정신을 빼앗긴 채 어지럽게 마지막 하루를 보낼 이유가 있을까. 만약 내가 어느날 마지막 순간임을 알고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차분하게 호수가 보이는 곳에서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낼것 같다.
사람이라는 동물이 겸손할 수 있는 이유는, 죽음이라는 끝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에게 죽음이 없없다면, 이 세상은 지옥을 방불케 할 만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을 것이다.
내일이 마지막 이라면, 이라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자. 불필요한 감정을 아끼고 표현하지 못한 고마움을 드러내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