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24 (화) "목장용지와 창고"
농지보다 비싸다는 목장용지, 비싸도 투자가치는 있을까?
24.12.24 (화) "목장용지 창고"
어제는 사무실에서 언론사에서 요청 주신 내년 시장 전망 자료를 작성하고, 올 한 해 업무들을 정리했습니다. 점심때는 제가 학부생 시절부터 활동했던 부동산학 학술동아리의 후배들이 찾아와서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21~22학번 후배들인데 기말고사 끝나고 멀리까지 찾아와 줘서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요즘 학부 졸업생들은 '내가 가고 싶은 회사'라는 개념이 크게 없고 '그냥 붙으면 갑니다'라는 생각으로 원서를 쓴다고 합니다. 어느 세대나 취업이라는 건 힘들었다고 하지만 지금 취업 준비 중인 후배들에게는 시장 상황이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 도전해 주길 응원합니다. 아직 크게 도와줄 능력이 없는 선배의 마음은 그저 미안하기만 할 뿐입니다.
최근에 계속 시장 전망만 바라보다 보니 오늘은 조금 눈을 돌려서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 검토 중인 목장용지입니다.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약식: 공간정보관리법)에 따르면 '토지의 주된 용도에 따라 종류를 구분하여 지저적공부에 등록한 것'을 지목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동법 제67조에 따라 토지는 그 사용 목적에 따라 28개의 지목으로 분류됩니다. (67조 1항, 지목은 전ㆍ답ㆍ과수원ㆍ목장용지ㆍ임야ㆍ광천지ㆍ염전ㆍ대(垈)ㆍ공장용지ㆍ학교용지ㆍ주차장ㆍ주유소용지ㆍ창고용지ㆍ도로ㆍ철도용지ㆍ제방(堤防)ㆍ하천ㆍ구거(溝渠)ㆍ유지(溜池)ㆍ양어장ㆍ수도용지ㆍ공원ㆍ체육용지ㆍ유원지ㆍ종교용지ㆍ사적지ㆍ묘지ㆍ잡종지로 구분하여 정한다.)
목장용지는 크게 초지를 위해 조성한 토지, 가축을 사육하는 축사, 그리고 그 부속건물로 사용되는 땅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초지법에 따라 초지조성허가를 받아 초지로 조성되는 경우, 농지법에 따라 농지전용허가를 받아 축사로 사용되는 경우에 목장용지로 조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장용지는 관련법이 초지법과 농지법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법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면 재미도 없으니 법 대신에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들로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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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들은 농지보다는 목장용지가 좋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LH사태 이후 농지법 규제 강화로 농지를 취득하려면 농취증(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한데 목장용지는 구입하는데 농취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농지를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목장용지를 구입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용도지역상 관리지역에 있는 목장용지는 관청에서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서 공장이나 근린시설로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목장용지는 목장용지로 지정된 기간이 얼마나 경과하였는지가 중요한 검토 요인이며 '초지법'에 따르면 목장용지로 변경된 지 25년 이상, 농지법에 따르면 5년 이상 초지나 축사로 사용 의무가 있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지목변경이 가능하지만 이 또한 농림지역여부 등 다양한 요소들을 확인해야 개발 검토가 가능합니다. 까다롭긴 하지만 그래도 농지에 비하면 훨씬 매수할 수 있는 토지도 많고 추후 개발행위에도 유리합니다.
재미있는 케이스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주변에 지목은 목장용지인데 이용 상황은 전축사(축사인데 밭으로 사용)이고 실제로는 창고로 사용 중인 건물들이 좀 몇 군데 있습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목장용지에서 축사의 부속시설이 아니면서 창고로 실사용도는 건물은 '불법'으로 간주됩니다. 다만 그 누구도 이 땅이 전, 답, 창고, 목장부지인지 관심이 없기 때문에 관청에서도 큰 제약을 두지 않습니다. 다만 누군가가 앙심을 품고 민원을 제기한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매물 투자는 항상 주의를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동향을 잠깐 말씀드리자면 목장용지는 악취 때문에 주변 민가로부터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또 상수원보호구역 근처에서는 수질보호를 위하여 허가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목장으로 허가되어 있고 사용 중인 토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폐업한 축사보다는 현재도 축사로 사용 중인 물건이 더 인기가 많습니다.
목장용지는 다양한 지목의 토지들 중 가장 다양한 '변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옥석 가리기도 중요하지만 진짜 토지 투자를 꿈꾼다면 깊게 파고 들어가 볼 만한 주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