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한번쯤 해봤을 법한 상상이 있다.
'예쁜 창문을 활짝 열고 창밖을 바라보며 상상하는 일.'
<빨간머리 앤>에서 앤은 늘 자신의 방에 있는 창밖을 바라보며
창틀에 두 팔을 기대고는 뭔가 멋진 상상을 하곤 했다.
그런 앤을 보면서, 왠지 저런 창이 있으면 좋은 영감도 떠오르고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일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하루 종일이고 몇시간이고 창밖을 바라보면서 책도 읽고 사색도 할텐데라고
생각하던 꼬마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앤의 창문보다 더 큰 베란다 창이 있는 곳에 살고 있지만
왠걸.. 하루에 한번이라도 제대로 창 밖을 보고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
조급하고 바쁜 마음으로는 창 밖을 볼 여유가 도통 생기지가 않는다.
창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의 문제였다.
나는 하루에 얼마나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