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주례사를 대필하며.
처음 가정을 꾸리는 두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하나 고민하다보니
자연스레 제 결혼생활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저는 아들보다 조금 더 어린 나이에
가진 것 없이 결혼해 자식 셋을 키우느라
인생이 매번 오르막이었습니다.
숨이 차 때로 주저앉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던 건,
제가 불행하면 아내도, 아이들도 모두 불행해 질 수 있어서였습니다.
결혼을 한 이상, 내가 불행의 나락에 빠지면
배우자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행복할 수 없고,
또 반대로 배우자가 불행하면 나 역시 아무리 노력해도 혼자 행복하기는 힘듭니다.
가족은 결국 ‘행복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제 막 공동체로 묶인 두 사람에게
두 가지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첫째로 각자가 행복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하길 바랍니다.
행복은 '찾아 오는 게' 아니라
꾸준히 '찾아 내는' 것입니다.
나의 불행에 배우자가 영향 받지 않도록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결혼한 사람의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둘째로 상대가 불행하지는 않은지, 불행하다면 그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성실하게 관찰하고 또 성찰해야 합니다.
누군가의 배우자가 된다는 건
그 사람의 불행에 '책임있는 존재'가 된다는 걸 뜻합니다.
그런만큼 나 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행복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필요하다면 나의 행동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인생이 끝없는 오르막이더라도
함께 손잡고 올라줄 이가 있다면 즐거운 산행이 될겁니다.
두 사람이 각자, 또 함께 행복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여기서 덕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