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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Yoon Apr 05. 2024

별의 바다


어렸을 때 교회 사람들과 산속으로 캠프를 갔던 적이 있었다. 한밤중이었지만 소곤소곤 수다를 나누던 나와 몇몇 아이들은 밖에서 들려오는 목사님 목소리에 문을 열고 나갔다.  


목사님은 지금부터 별을 보러 간다고 했고, 잠들지 않은 우리들을 데리고 높은 지대로 이동했다.  도착했다는 말과 함께 차에서 내렸을 땐 축축한 공기와 약간은 쌀쌀했던 기온에 닭살이 돋았다.


탁-, 시동이 꺼지는 순간 앞을 비춰주던 헤드 라이트가 꺼지고 눈앞이 컴컴해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공포. 알 수 없는 풀벌레 울음소리에 나와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고 서로 어디 있냐며 난리법석을 부렸다.


조금씩 눈이 어둠에 익숙해졌을 때쯤,  목사님이 우리를 차 위로 올려 주셨다. 그리고 누워서 하늘을 보라고 말했다.


하늘은 빼곡한 별들로 채워져 있었다.

은하수가 별의 강이라면 그건 '별의 바다'였다.


 







사막에서 바라본 달은 마치 해처럼 지평선 너머로 저물고 있었다.


달이 땅 아래로 자취를 감추고 나서야 주변은 한층 어두워졌다. 나는 하늘을 올려보았다. 속으로는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의 '별의 바다'를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사막의 하늘은 무수히 많은 별들로 은하수를 만들었으나 어린 시절 보았던 장엄함은 없었다. 그래도 어린 날 이후로 본 가장 많은 별들이라 그것만으로도 감동은 충분히 벅찼다.


어쩌면 내 살아생전에 별의 바다를 보는 일은 다시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걷고 싶어 졌다. 캠핑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네 손을 잡고 걸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너와 함께하고 있는 이 순간도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구나.


손을 조금 더 꽉 쥐었다.


우리가 헤어지는 그날까지 내 마음을 다 줄게. 마음이 흐르는 대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할게.


사막에서의 밤은 너를 보며 그런 결심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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