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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ngho Nov 23. 2021

커피 본연의 맛을 탐구하기 위한 첫 번째 발자국

미각 훈련이 필요합니다

커피라고 하면 쓰다고만 느낀 당신! 이제 그 쓴맛을 확실하게 바꿔드릴 테니 잘 따라오세요.


우선 스타벅스부터 시작할까요? 아니면 동네에 있는 메가커피, 컴포즈, 더벤티도 좋습니다.  이디야엔제리너스, 투썸플레이스도 있군요. 아아 빽다방도 있고……


일단 대형 프랜차이즈의 커피 두 잔을 사 오세요. 두 브랜드의 매장이 서로 멀지 않아야겠고, 사들고 집으로 오기까지 음료의 변질이 적어야 하니 여간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이 실험은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제일 좋습니다.


이제 두 아메리카노를 번갈아 드셔 보세요. 아주 조금씩요. 후루룩하고 소리를 내도 좋고 조용히 입안에 커피를 굴려보고 삼키거나 뱉아도 됩니다. 우리는 두 커피에서 느껴지는 향과 맛을 공감해볼 겁니다.


참깨 같은 고소한 냄새, 어딘가 그슬린듯한 탄내와  , 심하면 크레파스나 고무 타이어를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마치 피를 핥은 것처럼 느껴지는 쇠맛이나 입안에 까끌거리게 남는 미분감, 혹은 어릴 적 이유 없이 질겅거렸던 종이나 화장지의 맛, 나아가서는 기름지게 혓바닥을 감싸는 마우스 필, 혹 기름진 견과류가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피칸 같은. 아니면 초콜릿이라고도 생각이 들겠죠. 삼키고 나서 올라오는 단내음에 이르기까지 여러분은 복잡한 감각을 찾아낼  있습니다.


어떤가요? 둘 다 마음에 안 드나요? 그도 아니라면 어느 하나는 제법 마실만한가요? 앞서 이야기한 부분은 제가 커피를 마실 때 느끼는 여러 감각 종류를 나열한 겁니다.


제조된 음료의 향기, 코와 입으로 들어올 때의 향미와 촉감, 입에 머금었을 때 느껴지는 질감과 농도, 막 마시자마자 느껴지는 혀의 감각, 이후 비강을 통해 끌려오는 후미 또는 입안에 남아있는 애프터 테이스트까지. 정확하게는 이런 것들을 망라하여 평가하는 스코어 보드가 있지만 차차 알아가도록 하고요.


지금 여러분이 사 온 프랜차이즈의 커피에선 대다수 쌉싸름하다, 구수하다, 살짝 느끼하다(예민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해당될 겁니다), 마실  깔끔한  맛이다 하고 표현할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만들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제조가 되었으니까요. 가급적 부정적인 표현은 배제했습니다. 그럼에도 여러분의 감각 경험에서 느껴지는 부정적인 것들을 나열해봐도 좋습니다.


보통은 콜롬비아와 브라질을 블렌딩 한 프랜차이즈 커피의 맛이란 이런 겁니다. 그렇다고 나쁘게만 폄하하진 말아주세요. 모두의 기호를 만족하긴 어려운 것이고 이제 여러분도 인생 커피라고 할 수 있는 ‘와 맛있다 이게 뭐지’하는 커피를 찾는 첫 번째 발걸음을 겨우 내디딘 거니까요.


어떤가요? 어렵지 않죠? 용기가 조금 더 있으신 분이라면 댓글로 본인의 경험을 나누어주시면 더욱 좋고요. 어디까지나 취미로서 커피를 접하는 과정이니 부담 없이 작성하셔도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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