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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다 Aug 16. 2022

아기의 마음으로

에세이

© 4dgraphic, 출처: Unsplash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어떤 인상적인 댓글을 보았다. '애기들 보면 3년 동안 말도 배우고, 걷기도 배우고 뭐든지 활발하게 열심히 배우려고 한다.'라고. 그 정도로 어릴 때 기억은 안 나지만, 나도 그랬을 것이고 몸이나 정신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랬을 테다.


아무리 게으른 성격이라도 귀찮아서 말하기나 걷기를 배우지 않는 사람은 없다. 물론 그것은 본능의 영역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우리가 외국어를 배우듯 의식적으로 노력하거나 그러진 않았겠지만, 다른 동물들과 비교하면 그것은 상대적으로 노력에 가까워 보이는 측면이 있다.


야생동물들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걷고 심지어 뛰기까지 하는데, 그에 비하면 사람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처음 태어났을 때는 걷기가 뭐야 자기 몸을 전혀 가눌 수조차 없다. 그러던 우리가 수많은 시도 끝에 드디어 뒤집기에 성공하고, 스스로 일어서고, 셀 수 없이 넘어지면서도 걸음마를 연습한 끝에 걸을 수 있게 되고, 뛸 수도 있게 되고, 말도 할 수 있게 된다.


자연의 섭리가 그렇다지만 그게 어디 보통 일인가. 세상에 처음 왔을 땐 도대체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심지어 내가 나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말도 전혀 안 통하는 곳으로 왔는데, 지금은 자유롭게 말하고 돌아다니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있다는 거. 신체 건강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지만 이 얼마나 놀랍고 경이로운 일인지.


우리는 걸음마를 연습하면서 수없이 넘어지면서도 좌절하지 않았다. 걷다가 넘어지면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나서 했다. 몇 번이나 넘어졌는지 모르겠지만 그 결과 우리는 걷는 것은 물론이고, 달릴 수도 있게 되었다. 세상에 나와 처음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그게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주변을 계속 관찰하고 수없이 듣다 보니 드디어 귀가 트였고, 수도 없이 말하기를 연습하면서 말도 할 수 있게 됐다.


내 귀에 들리는 소리가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때에도, 내가 하는 말을 어른들이 못 알아들었을 때에도 우리는 단 한 번도 좌절하지 않았다. 그냥 몇 번이고 계속 훈련하고 연습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걸 할 수 있게 되었다.


아기의 마음으로 돌아가자. 좌절을 모르는 그때의 마음으로, 다시 하고 다시 하고. (물론 빨리 포기해야 할 것과 계속 시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하는 지혜는 있어야 한다. 그것은 사람들 개개인의 몫이다) 정 이 길이 아니다 싶으면 다른 길로 돌아가서 또 하고.


무심(無心)의 마음으로, 아기의 마음으로 계속 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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