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세상 풍경이라니
진짜 잠깐이다
도계장으로 가는 닭차가 막 고속도로로 진입하였습니다.
이른 아침인 7시가 덜 되었는데 벌써 더위가 몰려옵니다.
그나마 2.5톤 닭차에 있는 닭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바람을 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물론 철망 바로 안쪽에 있는 닭들이죠. 세상을 바라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세상을 잠깐 바라봅니다. 아주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세상 밖 풍경
트럭 안 난생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쌩쌩 치킨들...
그중에 108마리가 한 마디씩 합니다.
철망 고개를 내밀고... 푸념처럼 혹은 유언처럼.
(p.s 여기서 c는 chicken을 말하고 숫자는 특별한 의미가 없음을 말함)
c1: "아우 시원하다".
c2: "아니 난 추운데"
c3: "이것은 바람인가 태풍인가?"
c4: "니가 태풍을 알아?"
c5: "그러는 넌"
c6: "애들은 잘 있을까?"
c7: "지금 남들 걱정할 때임?"
c8: "까르페디엠"
c9: "먼 소리냐?"
c10: "ㅎ ㄷ ㄷ"
c11: "후다닭이라고?"
c12: "후덜덜이지 바보야!"
c13: "여기까지가...."
c14: "끝인가 보오...."
c15: "G랄...."
c16: "자유다"
c17: "머리 아프다"
c18: "바람은 느끼는 거야.."
c19: "아무 생각 안 남"
c20: "아프지 않을걸"
c21: "운명이라 생각해"
c22: "운명은 개뿔"
c23: "운명까지야.."
c24: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c25: "잘한 것도 없잖아"
c26: "받아들여"
c27: "뭘?"
c28: "운명"
c29: "주접"
c30: "호구"
c31: "우리가?"
c32; "남이가?"
c33: "빙고"
c34: "빙구들.."
c35: "뭐래"
c36: "솔직히 너무한 거 아냐?"
c37: "그래서?"
c38: "뭐가 그래서"
c39: "좋다"
c40: "뭐가?"
c41: "미췬넘"
c42: "재암넘임"
c43: "그냥 보면 몰러"
c44; "이름 없이 가네"
c45: "팔자"
c46: "팔자가 아주 그냥.."
c47: "그냥 뭐?"
c48: "사납다고?"
c49: "지랄이라고
c50: "운명과 팔자"
c51: "지랄과 지롤"
c52: "대단해 다들"
c53: "긍정적이네"
c54: "살아서 뭐 해"
c55: "죽어서 좋아"
c56: "어쩔 수 없어"
c57: "인간이 좋아?"
c58: "그냥"
c59: "우리의 원수"
c60: "원수를 사랑하라"
c61: "누구냐 넌?"
c62: "어떤 놈이냐?"
c63: "재요?"
c64: "나 아냐"
c65: "너냐?"
c66: "자진납세"
c67: "저 아니지 말입니다"
c68: "나다 왜"
c69: "같이 죽자"
c70: "어차피"
c71: "희망은 사치다"
c72: "더 살아 뭐 해"
c73: "어차피 죽을 몸"
c74: "먹고 싶은 게 없네"
c75: "죽기 전이니까"
c76; "치킨은 무슨 맛일까?"
c77: "닭볶음탕이 원조지"
c78: "급우울"
c79: "상담받고 싶어"
c80: "연애하고 싶어"
c81: "여행 가고 싶어"
c82: "개만도 못한"
c83: "비교불가
c84: "극한동물"
c85: "어쭈구리?"
c86: "난다요"
c87: "스고이"
c88: "난 포기
c89: "멀미 난다"
c90: "배고파.."
c91: "밥이 들어가"
c92: "받아들여.."
c93: "슬프다"
c94: "기억도 못해"
c95: "잊는다는 건 슬픈 거"
c96: "뭐 기억한 게 잊어야지 잊지"
c97: "정리해"
c98: "나중에 보자
c99: "다시 보면 아는 체 말기"
c100: "눈물 나네"
c101: "죽으러 가는데"
c102: "울지 마"
c103: "다 잘될 거야"
c104: "니가 갑이다"
c105: "웃자니까"
c106: "진짜 잠깐이다"
c107: "나 떠는 거니?"
c108: "눈 딱 감고.. 그럼 모든 게 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