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별

by 황규석

<아재별>

2025.05. 부산 이바구마을


지상 보다 조금 높은 옥탑 단칸방에 숨죽여 들어간다

시커먼 봉다리에 왕뚜껑 컵라면과 삼각김밥

그리고 무거운 어깨에 딸려온

고독이란 놈이 나보다 먼저 자리를 잡자

무거운 한숨 소리가 눈치를 보듯 떨어졌다.

지붕 아래 쥐새끼 가족들이 발을 동동거리며

인기척을 느끼고 달아나고 있었다.

아니 환영 인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쥐처럼 웅크리고 눈치 보며 살았구나.

겁먹고 소심하여 언제나 엉거주춤

연락이 끊긴 딸의

유치원 졸업사진을 뚫어지게 본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속으로 불러본다.

주머니에 오늘 일당을 세어본다.

살짝 미소가 지어진다.

두 달간 현장에 나오란 소리를 들었다.

그래 나가서 벌자 없으면 벌면 되지.

왜 나만 힘들었다고 속 좁게 생각했나.

정신 차리면 비상구 없지 않겠지

단단히 마음먹고 걸어가는 거야.

창문 틈으로 하얀 빛이 들어온다.

가만히 창가로 다가간다.

별이 떴다.

뿌연 유리창으로 빛나는 별 하나가

초롱초롱 반짝인다.

턱에 난 흰 수염에 반사된 별이 뒹굴고 있다.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