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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명 른 Jun 22. 2024

글이 전하는 위로

말하지 못했던 너에게. 아니 나에게 

어디에선가 들었는데

안전지향욕구가 강한 사람이래 내가.


안전지향욕구? 당연한 거 아냐?

당연히 안전해야 하는 게 아니야?

굳이 그런 단어를 붙여서 내게 그런 욕구가 많다는 말을 해야 했었나 

뒤돌아서니 그런 마음이 들었다.

이제와 생각하니 그게 정상아냐? 하며 반문을 것을. 

또 집에 와서 그런 생각이 든다. 


지난 글에서 안전한 사람에 대해 썼는데 

버스에서 비가 오는 창가를 보며 문득

그럼 내게 안전한 장소는 어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다니는 대부분의 장소는 안전하다.

하지만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를 외치는 장소가 있었던가 싶다.


20대에는 답답한 마음이 들면 노래방에 무리 지어 갔던 기억이 있다.

30대가 되고, 40대가 되어서는 딱히 답답한 마음을 풀려고

어떤 장소를 찾지 않았던 듯하다. 


그런데 한결같이 내가 해오던 일이 있었다.

바로 글쓰기였다.

누가 읽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글은 늘 비공개였으니까

단순히 하고 싶은 말을 뱉어내는 장소였다. 

신기하게도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곤 했다.

화가 나고 힘든 날이면 그렇게 빈 파일에 빼곡하게 내 감정을 꽉꽉

채워 넣었다.

꽉 찬 서랍을 억지로 닫듯 그렇게 꽉 채우고 컴퓨터를 끄면 마음이 후련했다.


왜 그렇게 썼던 걸까?

잊고 싶지 않은 기억도 잊고 싶던 기억도 그렇게

글로 남겼다.


나와 하는 대화였을까.

아니면 내가 건네는 위로였을까.

글은 늘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안전한 세계였다.


그 덕분에 힘든 시기도 지났던 게 아닐까.

스스로 포기하는 순간에는 글도 쓰지 않았다. 

글을 놓았던 시절은 그래서 내가 딱했다.


그래서 글을 쓰라고 써 보라고 말하고 다니는 건지도 모르겠다.

누가 읽지 않아도 그저 써 보라고. 

그렇게 글이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마음껏 하고 싶은 말을 뱉어내라고.

그러면 그 글 안의 또 다른 내가 말을 걸어올 거라고.

거기서 또 살아갈 힘을 찾는 거라고.


기록

아침: 수박, 우유 / 점심: 커피, 단백질바 / 저녁: 책강뷔페

감정: 페이서스 강연, 책강 함월지로 바쁜 하루였다. 피곤했지만 즐거웠고 감사했다.

낯설었지만 반가웠다.

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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