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한계는 나의 한계인가
책을 찾는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찾다가
덮는다.
다른 책을 찾는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찾다가
덮는다.
그렇게 하루가 지난다.
내일도 그러면 어쩌지.
두려워진다.
실용적인 글에 익숙하다.
글은 내게 배움을 준다.
주로 주입식이다.
나는 글이 주는 정보를 받아먹는다.
참 거짓을 떠나 작가의 권위를 보고
믿는다.
8할은 주입식 독서를 한다.
그들은 나보다 경험이 많으니
나보다 우수하다는 결론으로
흡수시킨다.
소화시킨다.
문장공부를 시작했다.
작가의 문장에 나의 색을 입힌다.
나의 과거를 가져오고 나의 사유를 입힌다.
오늘은 꽉꽉.. 막혀 버렸다.
아무리 책을 뒤적여도
함께 생각하고 싶지 않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간신히 고대 그리스 학자에게서 한 문장을 가져온다.
그래놓고 드라이아이스 이야기라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꾸역꾸역 글을 내놓는다.
12시가 가기 전에 내놓아야 한다.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는데 놓지 못했다.
당장 보고서 교정교열 마감에 내일은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다.
그들은 알까. 나의 이런 나약함을.
아이들을 먼저 재우고
오늘은 밤을 새워야 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