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복잡할 때는 글을 쓴다.
블로그든 브런치든 나만의 대나무숲이 필요하다.
혼자 쓰는 일기장은 감정의 낙서판이 되어 쏟아내기만 할 뿐인데
일부 공개가 되는 글은 어느 정도 덜 풀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글을 쓰라고 권하는데 그래야 나름의 생각이 정리되기 때문이다.
물론 감정을 풀어내는 글도 필요하다.
쉽게 쓰는 글도 필요하다.
글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특히 일단 써야 한다.
막. 마구. 마구잡이로. 나처럼. 이렇게.
나는 그래서 블로그와 친하지 않다.
거기에는 가다듬은 정보를 위주로 작성하는 중이다.
정제되지 않은 감정은 손으로 다이어리에 쓴다. 손으로 쓰는 글은 글자부터 감정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감정이 들어가는 글은 가급적 손으로 쓰고 풀어내는 게 좋다.
마치 한풀이처럼.
그 중간에 브런치가 있다.
이 브런치의 정체성은 나도 모르는 사이 브런치의 작가가 된 것처럼
그 사이에 있다.
축하인사도 오지 않은 것을 보면
관계자가 모르고 버튼을 잘못 눌렀을 거라는 확고한 생각마저 든다.
그래서 이곳은 내 적당한 대나무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