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자는 순간을 눈에 담는다.
누나를 질투하다가 흘린 눈물에 지쳐 잠이 든 둘째 녀석은
자는 순간에는 그래도 누나한테 쏘옥 들어가 있다.
그런 둘째를 절대 밀어내지 않는 착한 누나는 잠결에도 착한 누나다.
가끔 엄마가 혼내듯 둘째를 혼내서 당황할 때가 있지만.
다음 주는 강제 휴가를 선언했다.
처음으로 진행한 글쓰기 클래스가 마무리되는 시점이기도 하고
대학 여름학기도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이다.
모처럼 계획을 세우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하자 신이 났다.
설렌다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해야 할 일은 많지만 휴식도 일의 한 과정이라는 핑계를 대 본다.
일정이 바쁘다. 교묘하게 휴가 날짜를 피해 간다.
이건 운명이다.
쉴 때는 쉬어야 한다.
설레는 아이들을 보니 나도 기대가 된다.
바다에 발을 좀 담가보고 싶다.
저릿하고 쨍한 바다에 달갑게 안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