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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의 책방 Mar 08. 2024

점 하나와 또 하나

점 하나와 또 하나가 있었어

‘내가 저기로 갔다면 널 만나지 못했을 거야’

점 하나가 말했어

‘내가 이쪽으로 갔다면 널 안 만나도 됐을 텐데’

또 하나가 말했어


두 점은 투명한 끈으로 이어져 있었어

점 하나가 움직이면

또 하나는 자기도 모르게 그리로 딸려갔지

점 하나와 또 하나는 그걸 '운명'이라 생각했지


점 하나와 또 하나는 애쓰지 않아도

멀어지진 않았어

보이지 않은 끈은 서로를 잡아당기진 않았지만

서로가 멀어지게 하진 않았지


어느 날 어느 때에

점 하나와 또 하나는

서로를 향해 다가갔어

어느 날 또 어느 때에

둘은 만났지

둘은 이걸 '인연'이라 불렀어


점 하나와 또 하나는

애쓰지 않아도 멀어지지 않았어


애쓰지 않으면 다가갈 수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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