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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lip Mar 13. 2021

밤마실

신나게 며칠간 밤을 새우다 앓아누웠다.


미열이 난다는 이유로

집에만 박혀 있었음에도

문밖을 나서는 일을 주저하였다.


열이 내리자 바로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갈 곳이 없다.

카페로 발길을 돌린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주문하고

밖이 잘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앉는다.


머그잔에 드릴까요? - 네, 트레이는 두고 갈게요


늘 오가는 말에 오늘은 옅은 미소를 더해본다.

그리곤 이내 커피와 함께 자리로 돌아왔다.


고작 24시간의 공백이 금단증상을 불러온 걸까.

한 모금 들이키는데 손이 파르르 떨려온다.


작은 바람들을 쏟아낸 지난 수일간

나만 하얗게 불사질러진 듯.


습관처럼 비어버린 한켠에

카페인 한 모금 채워 넣다 주절거려 본다.


사람들은 즐겁다.

저들의 즐거운 감정이

내게도 조금만 전이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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