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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LANK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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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NK Feb 03. 2020

공집합 후암

일상의 여백같은 커뮤니티 바

블랭크에서 서울 상도동에 운영하고 있는 멤버십 공유공간 ‘청춘플랫폼’, ‘청춘캠프’, ‘청춘파크’는 입주자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하고 지속적인 커뮤니티 형성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멤버십 멤버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오갈 수 있는 공간으로 ‘바’를 생각한 것은 더 많고 다양한 동네 주민들을 ‘술’을 매개로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만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고 싶은 동네, OO동’이라는 슬로건은 지역에 주민들이 갈 만 한 공간이 많아지고 지역 내부에서의 체류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역 내부에서의 소비가 증진되어 작은 단위의 지역들이 자생력이 생기리라 믿는 블랭크의 비전과 그 흐름을 같이합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블랭크의 자체 사업 공간들의 디자인 컨셉트를 재정립하고자 했습니다. ‘Blank; 비어있는’의 뜻을 갖고 있는 회사 이름과 같이, 앞으로 만들어갈 지역 커뮤니티와 ‘여러 가능성을 위해 비워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고자 했고, 이를 {공집합}에 적용하였습니다. 1호점 {공집합} 상도는 2018년 10월에, 2호점 {공집합} 후암은 2019년 6월에 각각 오픈하여 직접 운영 중입니다.


1호점, 공집합 상도


네이밍과 브랜딩

{공집합} 로고

{공집합}은 수학에서 ‘공집합은 아무런 원소를 가지지 않는 비어있는 집합으로, 모든 집합의 부분집합이 된다.’라는 공집합의 정의에서 착안한 네이밍입니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모두의 것이지만 누구의 것도 아닌 공집합의 특성처럼 일상의 여백같은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블랭크의 영문표기인 Blank 또한 여백이라는 뜻이 있는데, 공집합의 ‘비어있는’ 성질과 흐름을 같이 합니다. 하지만 공집합의 ‘비어있음’ 그 자체보다는 앞으로 ‘채워질’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의미를 설정하고자 했고, 이를 바탕으로 공간 디자인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컨셉을 정했습니다. 블랭크의 취향과 철학을 강요하기보다는 '언제든지 찾아오는 사람들이 비집고 들어올 수 있는 여백을 남겨두는 것’. 그 여백은 물리적이기도 의미적이기도 합니다.


개인적 의미 (소비자) :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머리를 비우고(空) 온전히 자기 시간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緝合) 커뮤니티 바

공동의 의미 (블랭크) : 블랭크가 그동안 동네에서 추구한 ‘공(共)유를 통한 더 나은 일상'의 가치를 술을 매개로 경험하는 네 번째 생활공간

지역적 의미 (상도동/후암동) : 동네에 애착을 가진 사람들이 ‘능동적 참여자’로서 온전히 자신의 취향이 담긴 바를 운영해볼 수 있는 여백의 공간


이용 대상



{공집합}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하고, 브랜딩과 공간의 컨셉을 정하였습니다.  


타겟 고객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분위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술을 마시고 싶은 독거 청년

퇴근길에 가볍게 들러 조용한 분위기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직장인

가볍게 술을 마시며 책을 읽거나 일하고 싶은 학생 및 프리랜서 등  


타겟 고객의 특징


20대 중후반 ~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청장년 세대

미래의 가치보다는 현재의 가치에 집중

물질적 안정도 중요하지만 정서적 안정 더 중요시

커뮤니티에 속해 있으면서도 때로는 개인일 수 있는 느슨한 연결고리 선호

빠른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면서도 개성을 중요시

로컬 브랜드에 대한 경험 有

현 시대의 중요 가치에 대한 관심 많음  


핵심 가치


Sharing : 현 시대의 주요 가치/관심사 나누는 장

Individual : 혼자 와도 불편하지 않은 분위기와 가격대

Variable : 협업하는 팀과 지역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


공간 디자인


{공집합}의 공간은 ‘가능성을 위한 비움’이라는 디자인 컨셉트를 바탕으로 디자인 되었습니다. 블랭크가 운영하는 기존 공간들이 마을의 커뮤니티와 접점을 만드는 플랫폼으로 기능한 것과 같이 {공집합} 또한 동네에 살며 일하고 있는 이웃이 협업을 제안할 수 있는 물리적, 의미적 여백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1호점, 공집합 상도


혼자와도 어색하지 않고, 앞에 있는 주인장과 적당한 거리로 방해받지도 않는 그러한 거리감과 높낮이를 찾기 위해 여러 테이블과 의자를 비교해 가면서 디자인을 하였습니다. 1M 폭의 바는 때로는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기도 하고, 호스트와 취향을 나누는 이야기의 장소이기도 한 바로 만들었습니다. 바에 앉아서 보이는 선반은 {공집합}의 취향을 담은 위스키와 주정강화 와인들이 진열되어 있고, 한쪽에는 조성 당시 투자를 해주신 투자자분들의 위스키와 잔이 놓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참고 : https://brunch.co.kr/@blankin/24


2호점, 공집합 후암


2호점은 1호점에 식사공간이 추가되었습니다. 공간 구성에 있어서 식음료 제조 공간을 전면 오픈하고 접객 공간과의 거리를 줄여 어느 상황에서라도 손님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1층 2층 모두 벽을 최대한 비워두어 후암동 주변에 특히 많은 젊은 예술인들과의 협업의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2호점의 공간인 후암동 134-1번지의 3개층의 건물을 1, 2층은 {공집합 후암점}으로, 3층은 후암동에서 로컬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도시공감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의 ‘후암거실’로 조성하여 함께 운영 중입니다. 이러한 협업은 블랭크가 {공집합}을 매개로 다른 지역의 팀들과 함께하는 방법의 시도이기도 합니다.


전면부


1층은 공집합을 방문하는 이웃과 바에서 근무하는 셰프와 호스트가 직접 대면하며 교류할 수 있도록 오픈키친 형태로 구성하였습니다. 8평 남짓한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ㄷ자 형태로 조리공간과 바 테이블을 배치하였고,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오래 앉아있어도 불편하지 않도록 바 테이블의 폭과 높이를 결정하였습니다. 술이 진열되는 선반은 유리 칸막이와 간접 조명을 설치하여 {공집합}에서 큐레이션 한 술 하나하나가 돋보일 수 있도록 완결된 가구로 디자인하였습니다.


1층


2층은 혼자와도 부담스럽지 않도록 남산이 보이는 창가에 바 테이블을 길게 디자인하였습니다. 지역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위해 합판으로 마감한 벽면 앞에 메이플 원목으로 주문 제작한 10인 테이블을 배치하여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공간에 활력을 주었습니다. 따뜻한 외부 벽돌과 차가운 내부 콘크리트의 대조적인 분위기를 안정감 있게 잡아주기 위해 1층과 2층 바닥을 녹색 타일로 통일하였고, 바 테이블과 벽면의 합판은 어두운색의 스테인으로 마감하였습니다. 조명과 가구의 색과 재질 역시 전체적인 분위기와의 조화를 고려하여 세심하게 선정하였습니다.


2층


시공


공사전
목공 공사
타일 공사
조명 설치
가구 설치
사인물 설치


준공


1층
2층

프로젝트명 공집합 후암 공간디자인
파트너 도시공감 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두텁바위로1가길 47
프로그램 일반음식점
규모 지상 3층
계획면적 지상 1-2층 62.32㎡
프로젝트 기간 2019.04 - 2019.06

작업자 BLANK
설계 강현구, 문승규 디자이너
브랜딩 씨클레프 스튜디오 원대한

가구 표공방 최영표, 김동리
시공 디자인 하울
사인물시공 믹디자인

 강현구, 문승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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