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엄마는 공감이 어려워

괴물이지만 엄마입니다 - 3화

by 한이음



33개월 아이가 장난감을 던진다.

자기 화를 못 참고, 갑자기 바닥에 힘껏 내던진다.

그러면 나도 못 참고 소리를 지른다.


“장난감 던지면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했어! 손 들고 서 있어!”


나는 이유가 궁금한 엄마다.

왜 화가 났는지, 무엇이 그렇게 불편했는지,

말로 설명해 주면 좋겠다.


그런데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대신 눈물을 뚝뚝 흘리며, 감정이 터져 나오듯 울어버린다.


나는 아이의 행동만 본 채, 마음은 보지 못한다.

‘장난감을 던졌다는 사실’에만 꽂혀서

그 이유를 묻고는 있지만, 정작 기다려주진 못한다.


아이는 화가 날 만한 이유가 분명 있었을 텐데,

나는 그 상황을 이해하기보다

바로 통제하려 한다.


“그렇게 화날 땐 말로 해야지! 왜 던져!”


아이 입장에선

자신의 감정을 보듬어주지 않는 엄마가

더 서운했을 수도 있다.


그 마음은 뒷전이고,

나는 “화 풀리면 나와. 엄마는 달래주지 않을 거야.”라는 말로

아이를 방에 혼자 남긴다.


그렇게 엄마와 아이의 대치는

30분, 1시간씩 이어진다.


이게 과연 맞는 방법일까?

아이의 기분을 공감해 주면

내가 약해질 것 같고, 휘둘릴까 봐 겁난다.


기준을 지키고 싶고,

엄마로서 무너지고 싶지 않다.


가끔 옆에서 신랑이 웃으며 말한다.
“너무 T야. 아이 마음 먼저 봐줘야 하는 거 아냐?”


그 말을 들으면 문득 깨닫는다.

아 맞다. 내가 또 감정을 안 돌봐줬구나.

그런데 감정은… 어떻게 어루만져주는 거지?

그 생각에 잠시 멈칫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T형 엄마다.

감정보다 이유와 질서, 원인과 결과가 먼저다.


가끔은 나도,

아이의 감정에 따뜻하게 공감해 주는

F형 엄마가 되고 싶다.


아이가 분노할 때,

“속상했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렇게 말해주는 엄마.


하지만 쉽지 않다.

그게 나에겐 더 큰 인내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


한바탕 소동이 지나고 나면

엄마에겐 미안함이 남는다.


그래도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미소를 지으며 다시 내게 안긴다.


그 품이 따뜻해서,

나는 아이에게 말한다.

“오늘 힘들었지? 엄마가 서툴러서 미안해.”


나는 그렇게 또 하루를 버틴다.


육아는 싸우고, 울고, 화내는 반복이지만

그 안에서도 사랑은 조금씩 자란다.


조금은 서툰 방식일지라도,

우리는 서로를 배우며

부모와 아이가 되어간다.

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