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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비 Mar 23. 2019

10. 겨울


까마귀와 참새 소리 아주머니들끼리 인사하는 소리 가게문을 여는 소리, 모두들 자기 할 일을 찾아 움직인다.

기분 좋은 햇빛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면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다.





똑똑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성원, 변변찮지만 이거 먹어”

건네주신 그릇에는 닭다리와 조각 케이크가 정성스럽게 담겨있다.


입주 첫날부터 인사해주시던 옆집 할머니는 종종 대문 앞에서 담배를 태우시곤 한다.

때문에 외출할 때마다 마주치곤 하는데 그냥 지나칠 순 없어서 인부를 묻다 보니 어느덧 친할머니 같다.


일을 구하고서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생각했었지만 누가 그랬던가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처음 계획했던 것과는 다르게 궁핍한 삶을 살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차라리 12시간씩 일하면서 돈도 덜 쓰고 빠르게 모을 수 있었는데 시프트로 운영되는 일본에서는 처음 몇 달간은 5만 엔 버는 것조차 버거웠다. 다달이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이 있었기 때문에 갖고 온 돈이 다 떨어지고 첫 세 달은 손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내 일본 워킹홀리데이의 역사는 자립의 역사이기도 하면서 실패의 역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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