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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영 Jul 17. 2021

긴긴 시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순간들




사진 출처 : 일영






새벽 5시 경의 하늘.

얼기설기 얽힌 노을을 보았다. 보라색과 다홍색,

노랑이 하늘에 뒤섞였다.

그림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루의 시작은 늘 갑갑하지만,

고무줄에 묶인 것 같은 가슴이 탁 트이는 순간이라면 바로 이때가 아닐까 싶다.



느지막한 여명,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공기의 냄새부터 다르다. 폐 속까지 들어오는 바람이 가볍다.



아름답다고 뼈저리게 느낀다.















연신 흐렸던 날이 지나고 먼지 한 점 없는

구름이 떠올랐다.



선명도 높은 구름을 보고 있자면, 구름 색 형광펜으로 꼼꼼히 칠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파아란 프리즘이 보였다. 쾌청하고 높은 하늘을 마주하면 나는 새벽을 볼 때와 달리 숨이 막힌다.



내가 선 땅이 사라지고 하늘과 나만이 남는 기분.

하늘과 구름의 웅장함.

선명한 굴곡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그런 감정이 몸에서 빠져나간다.


한참을 멈춰 서서 올려다보았다.










미지근한 노을이 보였다. 석양을 사랑하는 나는 노을이 스며든 건물, 창문, 그러한 사물을 좋아한다.



따뜻함을 흡수한 면에 은은하고 무거운

노을이 발린다.



노을로 색염한 모습이 그림자 진 사람의 얼굴같이 묘하다.


그 풍경은 매번 각기 다른 모습을 자랑한다. 그리고 나는 흠뻑 취해 쫓는다.









천둥번개 치던 날,

한 줌의 비와 풍성한 소음 속에서 밖을 보았다.

난생처음으로 번개를 보았다. 하늘에 뿌리를 내리는 것만 같았다.


붉은 하늘은 형용하기 어려운 색으로 변하였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정신없는 꿈같은 시간이 지나고

너무나 금세 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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