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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석천 Oct 04. 2021

프롤로그

별의 순간을 잡고 싶으세요?

나의 별: “일생에 한 번인 별의 순간을 잡아라.“     

이 말 어디서 들어 본 적이 있나요? 이 말은 반짝이는 별의 아름다움보다는 로또같은,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일로 들리지 않았나요? 그러나 여기서는 남의 별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별에 대한 생각을 적으려 합니다.  


필자의 최근 관심:  저는 전에 자연과학 분야에서 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직업으로 할 때는 스케줄과 스트레스에 쫓기며 즐거움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그러나 현장을 떠난 지금은 최근 발전을 보며 과학의 초점이 드디어 우리 자신의 뇌로 그리고 의식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고 있습니다. 특히 두뇌의 기본 기능인 기억의 메카니즘이 규명되므로서 과학이 우리 삶을 보다 깊이 이해하게 한다는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뇌과학적 발견들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를 정리해 보자는 생각으로  에세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가 늘 부딪히는 학습과 창조에 대해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과학은 특별한 지식입니다. 과학은 우리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언제, 어디서나, 지구에서도, 우주 끝에서도 통하는 지식입니다. 그리고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식물에게도,  무생물에게도 똑같이 통하는 진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과학을 우리 자신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 심장에도, 위에도 그리고 우리의 두뇌에도 적용할 수가 있습니다.     


뇌신경과 기억 메카니즘: 우리 두뇌에는 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습니다. 신경세포는 원시동물에서 시작되어 수 억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우리 신경세포 구조는 원시 신경세포와 90% 이상이 같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원시동물의 신경세포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면 우리 두뇌의 신경세포도 많은 부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연체동물 민달팽이의 신경세포를 연구하며 우리는 두뇌 신경 구조와 기능에 대해 많은 것을 밝혀냈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기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뇌에서 기억은 정신을 집중해야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배움은 기억이 되어야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배움은 거의 기억과 동의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 기억의 메커니즘, 즉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의 문제는 거의 규명되고 있습니다. 작은 디테일 연구는 계속 이어지겠지만 그 기초는 마련된 것이지요. 그래서 2000년 생리의학 분야 노벨상이 기억 메커니즘 규명에 기여한 에릭 칸델에게 수여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뇌의 핵심 기능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별의 탄생과 나의 별: 글을 시작하며 별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별은 어느 순간에 탄생합니다. 태양은 태어난지 50억년 정도 됩니다. 탄생 전에는 수소와 약간의 무거운 원소들이 중력에 의해 서서히 모여 들면서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다가 핵의 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온도에 이르면 엄청난 열과 빛을 방출하며 별이 탄생하게 됩니다. 우리 마음, 의식에도 이런 별이 있습니다. 


뇌신경의 간단한 모델과 양의 피드백 이해: 우리 뇌신경의 구조를 단순하게 ‘입력/출력/피드백‘ 세 단자로 구성된 등가((等價, equivalent)회로로 볼 수 있습니다. 간단한 모델의 장점은 생각하기 쉽고 여러 응용을 할 수 있지요. 특히 양의 피드백이라는 개념은 지금 아무도 쓰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모델이 두뇌 이해에 매우 중요한 개념이고 여러 두뇌 작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보아 우리 두뇌 신경의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의 피드백은 폭발적 창조 과정의 드라이버: 탐구나 창조 과정은 양의 피드백에 의한 가속 과정입니다. 사냥개가 사냥감 냄새를 찾아가는 과정이 양의 피드백의 특성입니다. 처음에는 이리저리 냄새를 맡으며 두리번거리지만 일단 냄새의 기미를 잡으면 접근 속도가 갑자기 빨라집니다. 냄새가 강해지는 쪽으로 다가가며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가속됩니다. 양의 피드백의 특성은 한마디로 가속성과 폭발성입니다. 우리 두뇌의 배움과 창조 과정은 양의 피드백에 의해 가속되는 폭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의 피드백 신호의 가속 현상을 이용해 한동안 베스트셀러였던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도 현실화할 수 있고 또 개가 서핑을 하도록 훈련시킬 수도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양의 피드백‘이라는 용어를 잘 모르겠지만 이를 잘 살려나가는 프로일 겁니다. 그런 양의 피드백 신호를 우리 모두는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창조 과정의 폭발성은 별의 탄생과 매우 유사합니다. 별의 탄생에는 중력이 양의 피드백으로 작용합니다. 별이 응집을 시작하는 초기에는 서서히 진행되지만 탄생의 시점에 이르게 되면 순식간에 열과 빛을 폭발적으로 방출하며 별의 탄생을 맞게 됩니다.      


자신의 양의 피드백 신호는, 무언가를 할 때 생기는 좋은 느낌입니다. 아침 커피는 기분을 맑게 해줍니다. 커피가 양의 피드백을 주고 있는 것이지요. 저는 노트할 때 애용하는 볼펜이 있습니다. 노트 위에서 미끄러지는 그 느낌이 좋습니다. 볼펜이 저에게 양의 피드백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를 기분 좋게 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감각 신호가 가장 밑바닥의 양의 피드백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본능적 양의 피드백 신호를 바탕으로 여러 층의 양의 피드백 신호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목적을 따라, 달리 표현해서, 별을 향한 양의 피드백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창조 창의는 이러한 양의 피드백을 잘 활용하며 우리 일을 연결시키는 겁니다.      


어떻게 나의 별을 폭발시키나?: 여기 중요한 요령이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별, 목표를 지정하세요. 이름을 지어 줘야합니다. 이름이 중요합니다. 이름은 산봉우리에 꽂아놓은 깃발과 같아 그것을 보며 오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는 한 발 한 발 올라가는 거예요. 기슭에서 헤맬 때는 어떻게 되는 건지, 제대로 길을 잡은 건지도 확실하지 않지만 일단 길이 잡히고 오르는게 보이기 시작하면 오르기가 가속됩니다.     

 

밥을 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 솥에 밥을 하였는데, 불이 꺼지지 않게 계속 장작을 아궁이에 넣어야 했습니다. 도중에 멈추면 선 밥이 되고 먹을 수 없게 됩니다. 창조 작업도 밥을 할 건지, 북한산을 오를 건지, 관악산을 오를 건지 확실히 정하고 눈을 떼지 말아야 합니다. 양의 피드백을 살리는 요령입니다. “쇠뿔을 단 김에 빼어야”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입니다.      


이 요령만 있으면 우리는 많은 별을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내 별의 탄생은 하늘 별의 탄생보다 훨씬 보람 있고 즐거운 일이 아닐까요? 천재들은 양의 피드백 신호를 마스터한 선수들일 겁니다. 오로지 자신의 신호에만 매달렸던 분들일 테지요. 그러나 우리도 모두 양의 피드백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단지 요령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요.     


우리 모두가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한 번 산봉우리에 오르고 밥을 해본 사람은 다음부터는 산에 오르는 재미를 즐기게 되고, 맛이 좋은 밥을 지을 수 있고, 익숙하게 됩니다. 우리도 이 창조 과정이 우리의 일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저도 책쓰기를 ‘나의 별’로 잡고 쓰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 "별의 순간을 잡으시겠어요?“

(원고지 18.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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