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쓰기보다 읽는 편이다. 브런치홈에 있는 글 몇 개를 읽다 연결된 글을 타고 다음 글로 또 다음 글로 넘어가다 보면 몇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너무나도 좋은 글들이 넘쳐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예전처럼 글을 써내기에 내 생각이 (당최) 정리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회초년생 시절, 내가 너무나도 싫어했던 상사가 “너 때문에 악몽을 꿨다”며 애먼 나에게 소리 지른 적이 있다. 스무 살 가까이 차이 나던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데도 ‘그래? 난 잘만 잤는데?’하며 속으로 고소해하던 간 큰 젊은이었던 나는 요즘 악몽을 자주 꾼다. 그리고 그녀를 떠올린다. 악몽을 빌어 원망하고 싶었던 거다. 네가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니 어떻게 좀 해 달라고.
아홉 시에는 누워 늦어도 열 시쯤에는 자던 내가 오늘도 새벽 한 시가 되도록 잠에 들지 못하는 이유. 정리되지 않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해서일 것이다. 제발, 평온한 일상을 맞고 싶다. 내일이 걱정되지 않는. 오늘이 후회되지 않는. 어제에 상처받지 않는 그런 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