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를 가져오라고 했는데 왜 B를 가져오는 거야?"
"내가 A라고 얘기했는데 왜 자꾸 B로 알아듣는 거야? 답답하네 정말...."
후배나 팀원들에게 일을 맡겼는데 결과가 신통치 않은 적이 있는가? 팀원들이 내가 지시한 결과물을 제대로 가져오지 않는가? 왜 팀원들이 내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인지 답답한가?
팀원 혹은 후배가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 IT 대기업, 해외 정부기관 등 여러 분야에서 인턴을 하고 현재 IT기업에서 정직원으로 이제 약 1년 반이 조금 넘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여러 명의 상사 혹은 선배들을 만났고 모두 각기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계셨다. 운이 좋게도 좋은 선배들을 만나 많은 것들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선배들마다 각기 다른 장점들을 가지고 계시지만 그중에서도 '후배들에게 일을 잘 시키는 선배'에게 보고 배운 특징을 5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일의 배경(Background) 알려주기
지난 글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편에서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그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후배에게 어떤 Mission을 줄 때는 그 Mission의 배경을 먼저 설명해주어야 한다. 바다가 무엇인지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바다 위에 떠있는 배를 그리라고 하면 그릴 수 있겠는가? 이 일이 후배에게 도달하게 된 이유와 히스토리를 간략하게 먼저 설명을 해줘야 어떤 맥락과 관점에서 일을 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는 '동기부여(Motivation)'와도 관련되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와 배경지식을 알려준다면 내가 이 퍼즐의 완성본에서 어떤 부분을 채워나가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받은 Mission을 좀 더 즐겁고 적극적으로 해낼 수 있지 않을까?
2. 해당 일의 최종 목적지를 명확하게 알려주기
일의 배경을 설명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너무 몰두해서 최종 목적지를 모호하게 알려주고 끝내는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 후배나 팀원들에게 일을 시킬 때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의 모습이 있을 것이다. 만약 스스로가 이 일의 최종 목적지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시키면 그 결과물이 마음에 들 리가 없고 정확한 가이드도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반드시 내가 원하는 최종 목적지나 완성본의 모습을 '명확하고 분명하게' 알려 주어야 한다. 물론 내가 하나만 말해주면 열을 해오는 후배가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후배라고 내칠 순 없지 않은가?
3. 원하는 보고 형식이 있다면 알려주기
일을 시킬 때 최종 목적지의 모습과 원하는 형식이 그려질 것이다. 형식을 완벽하게 잡아줄 수 없고 지나치게 형식에 집착해서도 안되지만 결과물의 보고 형식이나 구조의 기준을 알려 준다면 일의 속도와 효율이 훨씬 좋아진다. 서로 약속된 형식이 있다면 결과물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쉬워질 것이고 이 일의 최종적인 결과물의 모습이 명확해진다. 나름 자율성을 부여한다고 '형식은 자유롭게~'라고 지시하는 상사가 있는데 이는 후배 입장에서 오히려 혼란스럽고 지시자와 보고자 간의 관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4. 일의 데드라인 설정하기
모든 일에는 데드라인이 있어야 한다. 데드라인을 설정해주지 않는다면 팀원이나 후배 입장에서는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기가 매우 애매 해진다. 또한 데드라인이 없다면 당연히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급한 일이 아니더라도 대략적으로 언제까지 이 일을 끝내야 하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데드라인 설정 시 중요한 것은 정말 긴급한 일이 아닌 이상 팀원 혹은 후배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일의 우선순위를 알려주는 것이다. 만약 내가 지시한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면 그것을 고려하여 데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슈퍼 엘리트 후배가 있어 눈빛만 봐도 척하고 일을 해오는 후배가 있으면 좋겠지만 모든 후배가 그럴 순 없다.(난 그런 후배가 아니라 늘 죄송할 뿐...) 너무 바빠 팀원이나 후배들에게 지시하는 일을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시하는 일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는데 놀라운 결과물을 바라는 것은 모순이다. 바쁠 때에는 위 4가지를 빠르고 핵심만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도 리더나 시니어의 역량이다. 경영자가 직원들에게 회사의 방향이나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하는 것처럼 리더나 시니어들도 팀원이나 후배들에게 Mission이나 Task를 줄 때에는 위 4가지의 요소를 제대로 전달해야 올바른 결과가 나오고 팀의 목표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