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과 휴식 사이에서
나는, 목적과 목표를 중시하는 파워 J다.
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지워나갔고, 새해가 되면 그해의 목표와 꿈들을 빼곡히 적었다.
물론 모든 것을 이루진 못했지만,
계획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한
이 룰기회는 늘 찾아온다고 믿었다.
여행을 간다고 하면 그곳의 맛집과 명소를 철저히 조사해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움직였다.
그런 준비 덕분에 늘 완벽해야 했던 나의 여행은
오히려 피곤함을 주었다.
그저 놀거나 쉬는 힐링여행은
내 사전에 없었기 때문이다.
휴식조차 계획해야 마음이 편했고,
여유는 낭비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계획이 인생의 중심이었던 나는,
실수를 줄이는 만큼 새로운 경험이 불편했다.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이 가장 편안했고,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하루를 선호했다.
아는 길만 걷고, 아는 맛만 먹는 날들이 익숙했다.
하지만 모든 계획이 그렇듯,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이 찾아왔다.
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을 때면
"나는 왜 이 정도밖에 못하지?" 라며
스스로를 책망했다.
다들 충분히 바쁘고 멋지게 살고 있다고 말해주었지만, 그 말이 와닿지 않았다.
이상이 너무 높았기에 늘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런 삶 속에서, 한 문장을 만났다.
인생은 당신이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순간 시작된다.
- neale donald walsch
늘 안전한 길만 걸어온 나에게, 처음으로
'길을 벗어나라'는 용기를 주는 말이었다.
모르는 골목을 들어서야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는 말처럼,
나도 조금씩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고,
"이게 여행이지!" 하며 웃을 수 있는 내가 되었다.
아직도, 여전히 계획을 세워야 안심되는 성격이지만
그 안에 '멈춤의 시간'을 넣어두고
풍경을 바라볼 줄 아는 여유를 배우고 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 더 멋진 경험을 하게 되는 삶.
어쩌면 그것이 진짜 여행 아닐까.
오늘도, 그 새로운 길 위로 한 걸음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