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UXer가 바라보는 '미래 결제 서비스' | 오사랑
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편리함과 간편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으며,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결제 과정에서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고, 빠르고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호하죠.
오늘은 Z세대 UXer가 본 우리 세대 소비와 페이먼트 트렌드, Z세대가 기대하는 ‘초' 미래 결제 그리고 Z세대 결제 서비스의 진화에 대해 이야기하려 해요.
“병원 가려고 반반 반차 쓰고 나왔어요"
Z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여가와 외식에 소비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나요. 물질적인 소유보다 색다르고 고유한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에요. 미래를 위해 안정적인 저축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경험에 투자하는 것이죠.
이 처럼 경험경제로의 전환으로 시간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시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어요. ‘현대사회에서 시간은 가장 큰 자원이라고 생각한다.’는 질문에 답한 82.4% 중 20대(Z세대)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처럼요.
또한, 시간을 곧 자원이라고 생각하며 밀도 높은 시간 활용을 보여주기도 해요. 러닝타임이 2시간인 영화를 20분짜리 요약 영상으로 대체하고, 스토리와 무관한 장면이나 도입부는 스킵하며 불필요하게 소요되는 시간을 축소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러한 특징은 Z세대들의 소비방식에도 녹아들어 있어요. 특정 서비스나 제품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과 취향에 맞게 선택, 소비하는 ‘리퀴드 소비'가 그중 하나예요. 한때 좋아했던 브랜드였다 해도 더 좋은 브랜드를 찾으면 주저 없이 바꿔버리죠. 과거보다 선택권이 훨씬 늘어나고 다양한 상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되었어요.
다른 예로, ‘나도'를 의미하는 디토(Ditto) 소비가 있어요. 시간을 아끼고 실패를 줄이기 위한 소비 트렌드로, 사람·콘텐츠·유통 채널을 따라 소비하는 흐름을 말해요. 1분 1초가 아까운 현대 사회에서 FOBO(주 1)를 줄이기 위해 가격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인플루언서와 광고를 보며 ‘Ditto!’ 한 후 소비하는 거죠.
이런 Z세대의 빠르고 효율적인 소비패턴은 경험 경제를 더욱 활성화시켰어요. 여행패키지, 음식점 예약, 음악이벤트 티켓 등의 경험을 구매하기 위해 모바일 지불 앱 및 지불수단을 사용하게 되었고, 기존의 금융서비스는 현금이나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결제를 완료할 수 있는 더 편리한 결제방식을 제공하게 되었어요.
간편 결제와 페이서비스 사용자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종이화폐와 신용카드가 현금결제의 주요 수단에서 차츰 멀어지는 가운데, 페이먼트 서비스가 현대의 소비 풍토를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핀테크 업체는 국내 이용 비중의 47.9%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큰 영향력을 보이고 있기도 해요.
주변의 Z세대 지인들의 경우만 봐도, 현금성 자산 보관을 위한 서비스로 기존의 은행이 아닌 핀테크 서비스를 더 많이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과연 Z세대들은 왜 핀테크를 선택할까요? Z세대들은 단 몇 초의 딜레이를 견디지 못하고 실시간으로 피드백받는 것을 좋아해요. 지갑을 들고 다니는 행위 자체도 귀찮고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때문에 은행의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적금 대신 25주 적금, 한 달 적금 등의 빠른 시간 안에 이득을 볼 수 있는 핀테크 사의 고금리 단기 적금을 선호해요.
또한, 어플을 작동할 필요 없이 스와이프로 결제하는 삼성페이와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한 어플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토스와 카카오뱅크 등이 Z세대들이 선호하는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어요. 이 서비스들의 공통점을 살펴보자면 ‘간단하다’로 정리할 수 있어요. 과거의 핀테크의 기능이 송금과 결제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지금은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죠. 모바일 기기 하나면 어디서든 모든 은행업무를 마칠 수 있다는 장점에 더욱 애용하고 있어요.
Z세대는 보다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편리하지만 안전한 미래의 결제 시장을 기대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소비시장을 이끌 이들은 더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고, 시성비를 고려한 소비패턴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거예요. 최근 카카오페이는 별 다른 정보 입력 없이 주변의 사용자를 선택하여 바로 송금할 수 있는 ‘블루투스’ 송금서비스 '내 주변 송금'을 공개했어요. 중고거래 과정에서 낯선 이에게 실명과 개인 정보를 노출한다는 부담감을 덜어 주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에 Z세대들이 환영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런 페어링을 활용하여 결제까지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토스의 친구 찾기 화면에서는 주변 사용자뿐 아니라 팝업스토어에 대한 정보도 노출돼요. 이처럼 근미래에는 블루투스를 확장하여 비단 모바일 기기 사이의 송금뿐만 아니라, 화면에 나타난 가맹점을 선택하기만 하면 결제로 이어지는 서비스가 등장할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물론 이런 기술들이 결제 수단으로 상용화되기엔 아직 기술적인 한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미래의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소비자들의 결제 수단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 내야 하지 않을까요?
또한 서비스 유목민인 Z세대들은 결제 시점의 혜택과 가장 큰 메리트를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선택하게 될 거예요. 만약 결제 어플에서 사용자의 위치를 인식하여 결제 시, 가장 최적의 할인 수단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사용자들이 직접 혜택을 찾느라 계산대 앞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어요.
추가로, IoT(주 2)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도 상상해 볼 수 있어요. 현대자동차에서 출시한 ‘카페이'는 차량 내의 내비게이션을 통해 주차장, 주유소등의 장소에서 간편 결제를 지원해 주는 서비스예요. 고속도로 하이패스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무선통신으로 처리하는 자동 전자요금 징수 시스템이죠. 두 서비스가 합쳐진 사례가 있어요. 맥도널드 '하이패스 결제'인데요. 하이패스 단말기를 통해 결제 처리 하는 방식이에요. 아직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이용 가능하지만, 더 넓은 범위에서 상용화될 수 있다면 차량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기존 결제 단계에서 지불해야 했던 사용자비용(User cost)을 줄여주는 좋은 서비스가 될 거라 생각해요.
위에서 소개한 서비스들 모두, Z세대의 사용자들의 '자원'(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결제수단을 고려한 서비스예요. 하지만 디지털 네이티브(주 3) 세대인 Z세대는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해요. 서비스에 쉽게 적응하고 금세 질려 다른 서비스를 찾아 떠날지도 모르죠.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기존의 결제 서비스들이 비단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기술적으로 발전된 편리한 기능의 '결제 수단'을 넘어서 그들을 '취향저격' 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하죠.
결제 서비스가 미래 소비자들인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려면 그들이 흥미를 느끼는 요소의 '특징'을 파악해야 해요. Z세대들 사이에선 어떤 것들이 유행하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최근 Z세대들 사이에선 출근 전 이른 아침에 게릴라성으로 모여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인사이트를 넓혀가는 ‘모닝커피클럽'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해요.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모여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모습이에요.
이런 트렌드를 이용하여 결제 서비스 앱에서 소비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취향과 소비형태가 비슷한 사용자들을 그룹핑하여 오프라인 모임을 지원한다면 어떨지 상상해 볼까요? 비슷한 유형의 소비자가 모여 각자의 소비 방식에 대한 토론을 하거나, 패션, 음식, 캠핑 등 취미에 대해서 공유하며 이야기할 수 있게 될 거예요. 결제뿐만 아니라 나와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거죠.
또한, Z세대들은 즐겨 쓰는 웨이팅 앱을 웨이팅뿐만 아니라 맛집을 탐색하는 용도로도 활용하고 있어요. '웨이팅 많은 곳 = 맛집'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결제 앱 내에서 결제 내역이 많은 음식점을 사용자 위치에 기반한 지도에 알려준다면 일일이 리뷰를 찾아보며 맛집을 찾아다니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결제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변신하게 되면, 미래의 소비자들이 결제 서비스와 관련해 더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해요.
현재 결제 서비스는 사회 흐름에 따라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요. 지금은 막연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시시각각 달라지는 소비 트렌드와 첨단 기술 속에서 결제 서비스가 이루어낼 새로운 변화가 기대돼요. 미래 결제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결제 경험과 편의성을 가져다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
주석
주 1) FOBO - '더 나은 옵션에 대한 두려움' (fear of better options)
주 2) IoT -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센서(및 기타 기술)가 장착된 연결된 오브젝트와 장치(일명 "사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
주 3)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 (digital natives)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컴퓨터와 각종 인터넷 등 디지털 기기를 마치 원어민(native speaker)과 같이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세대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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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초사회, ‘남 따라’ 디토(Ditto) 소비 뜬다 - 코스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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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티클 작성에 우왕좌왕 하던 제게 따듯한 조언과 도움 주신 분들 덕분에 제 글이 점차 모양을 잡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