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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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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일 Jan 06. 2022

고래



스산하다.

 
저 멀리 부딪히는 파도는 먹구름에 가려져 소리 내어 울고만 있을 뿐이다.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을까, 차가운 아스팔트는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르게 젖어있다.
마음은 이미 차갑게 굳어버렸다.
언젠가 보이던 빛도 이제는 그저 희미할 뿐,


이대로 잠겨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목 끝까지 차오르는 해수는 비명조차 침묵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홀로 얼마나 떠내려 갔을까, 나는 아무도 없는 곳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편히 잠들 수 있었다. 

괴로움도, 슬픔도, 희망도, 기쁨도 모두 내려놓은 채.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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