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주인 Apr 09. 2018

게임회사의 마케팅팀은어떻게 생겨 먹은 조직일까?

마케터의 유형별 특징그리고 마케팅 팀장의 고민

게임 회사의 마케팅 팀은 어떻게 생겨먹은 조직일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한동안 게임 회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대표적인 삽질 중 하나가 마케팅 조직을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드는 조직개편의 반복이었다. 작은 회사의 경우 보통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사업 PM이 마케팅 업무까지 병행하며 론칭을 준비한다. 그러다 점차 회사가 성장하고 매출 규모와 마케팅 예산이 커지게 되면 보다 전문화된 마케팅 인력을 세팅하여 별도의 마케팅팀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몇 번의 론칭 후 기대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경영진들은 마케팅 팀의 필요성을 의심하게 되고, 다시 마케팅 팀을 해체하여 사업팀에 마케터들을 투입하는 조직개편을 강행한다. 그 후 몇 번의 론칭 후 기대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누군가 용감하게 마케팅 팀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리고는 다시 마케팅 팀 세팅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가 어찌 보면 우스꽝스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실제로 많은 게회사들이 매분기 또는 매년 반복하는 일 중 하나였다. 다행히 지금은 대부분의 게임 회사들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모바일 게임 마케팅의 특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별도의 마케팅 조직을 세팅하는 것이 이제는 너무도 당연스러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도대체 왜 마케팅 팀은 이렇게 부침이 많을까?


어찌 보면 게임 회사들이 그동안 반복해왔던 이러한 실험들은 그만큼 모바일 게임 마케팅이 쉽지 않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안정적인 마케팅 역량을 갖추기 위한 경영진들의 고민과 의지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 짐작한다. 다행히 지금은 게임 회사에서 마케팅 팀의 존재가 점점 커지고 있고, 마케터는 이제 크리에이티브하면서도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담은 마케팅으로 사업 PM을 보다 공격적으로 지원해주기를 요구받고 있다. 이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마케팅의 역량은 어찌 보면 게임 다음으로 큰 무기 중 하나가 되었다. 즉, 안정된 마케팅 조직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축적된 데이터와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갖추고 마케팅을 시스템화할 수 있는 회사만이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사실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마케팅 팀은 과연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을까?


이번에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마케터로 구성된 마케팅 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마케팅 팀은 아무래도 부서의 특성상 타부서보다 살짝은 개성 강하고,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마케터 개개인의 능력과 역량 또한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고, 분명하다. 이러한 마케터들의 성격과 특징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정리해보았다.


유형 1. 크리에이티브형 마케터


최신 트렌드에 밝고, 문화적 관심과 경험이 풍부한 마케터. 남들보다 크리에이티브한 능력이 뛰어나고, 카피라

이팅 실력과 인문학적 소양이 많은 마케터라 할 수 있다.보통 대행사 출신 마케터들이 이러한 성향을 보인다.


유형 2. 퍼포먼스형 마케터


데이터와 숫자에 강하고, 다양한 매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능력이

탁월한 마케터. 참신한 아이디어나 기발한 기획력은 살짝 부족하지만 매체 집행 시 퍼포먼스 효율을 높이고, 최적

화를 이루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유형 3. 디자이너형 마케터


뛰어난 디자인 감각과 기본적인 디자인 툴을 다루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제작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깊은 마케

터. 주어진 마케팅 리소스를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 잘알고 있으며, 배너 및 이미지 활용에 뛰어난 코디네이팅으

로 디자이너 이상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유형 4. 바이럴형 마케터


폭넓은 인맥과 왕성한 SNS 활동으로 주요 커뮤니티 등을 섭렵하고 있는 마케터. 마케팅 트렌드에 대한 정보가

빠르고,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 및 생산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바이럴 대행사

들과의 관계가 좋고, 외부행사 및 제휴 등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 준다.


개성 강한 악기들의 지휘자, 마케팅 팀장의 고민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마케터로서 기본적인 역량과 함께 자신만의 주특기를 적어도 하나씩은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개성 강하고, 다양한 유형의 마케터들을 이끌어야 하는 마케팅 팀의 팀장에게는 어떤 고민들이 있을까? 우선마케팅 팀장은 개성 강한 팀원들의 특성을 하나하나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업무를 나누고 기회를 줄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즉, 마케팅 팀장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이 구성원들의 소리를 모아 하나의 음악을 완성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만 마케팅 팀의 팀워크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그 팀워크를 기반으로 경쟁 게임은 감히 할 수 없는 강력한 마케팅을 신속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마케팅 팀장은 팀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언행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경험상 마케터들은 강한 개성만큼이나 자존심 또한 높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행여 마케팅 팀장이 고의든 아니든 팀원들의 자존심을 잘못 건드릴 경우 팀워크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마케팅 팀장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또한 업무의 특성상 마케팅 팀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토론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그 팀이 가진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마케팅 팀장은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치열한 토론과 발

전적인 경쟁을 이끌고,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로 완성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 즉 * 모티베이터가 되어야 한다. 그 외에도 마케팅 팀장은 외부 업체와의 협업을 자주하며 오해를 살 여지가 많은 자리라 높은 수준의 도덕성도 반드시 필요로 한다.


* 모티베이터(Motivator)

동기를 부여하거나 자극을 주는 사람. 팀원들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자발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동기를 제공해주는 사람


물론 이러한 역할들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마케팅 팀장은 마케팅 캠페인에 있어서 최종적으로 가장 큰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케팅 결과에 대해 팀원들보다 보수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때때로 일을 하다 보면 마케팅 팀장의 책임감이 도를 넘어 단순한 가이드가 아니라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명령을 내리게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것이 마케팅 팀장이 가장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일단 마케팅 팀장의 독주가 시작된 순간부터 마케팅의 방향은 조금씩 흔들리고, 망가지기 시작하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특히나 크리에이티브의 특성상 보는 사람에 따라 주관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진 팀장은 어느 정도의 권한을 담당 마케터에게 위임하거나 조정하는 과정을 사전에 거쳐야 불필요한

갈등을 막을 수 있다.


마케터 vs. 마케팅 팀장


마케터는 늘 새롭고, 재미있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기획해내야 하는 사람이다. 크리에이티브에 있어서도 자신이 담당하는 게임에 대한 이해와 디자인적 감각을 총동원하여 모든 제작물의 퀄리티를 계속해서 높여 나가야 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담당 마케터의 의견과 마케팅 팀장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의견이 계속해서 부딪힌다면 영영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이 시작된다. 설상가상으로 마케팅 팀장이 모든 크리에이티브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기 시작하고, 하나씩 하나씩 첨삭을 하기 시작하면 팀장과 담당 마케터와의 갈등은 극에 달하게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담당 마케터는 자신이 생각했던 방향으로 마케팅을 하려는 의지가 점점 사라져가고, 더욱 수동적으로 변해 간다. 결국 마케터는 팀장의 취향에 맞추어 그저 빨리빨리 주어진 일을 마무리 하는 데 모든 능력을 소비하게된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자신이 맡은 게임에 대한 자부심 따위는 찾아 볼 수 없게 되고, 어느 순간 대행사와 팀장의 중간에서 단순한 메신저로 전락하게 된다.물론 팀장의 입장에서도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이유나 팀원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고민도 있을 것이다. 좋은 크리에이티브를 판단하는 기준도 다를 것이고, 예상되는 경영진의 반응과 예기치 못한 문제 제기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어쨌든 문제는 이러한 충돌이 계속되면 자연스레 담당 마케터와 팀장의 관계는 나빠지고, 결국 어느 한쪽이 포기하거나 누군가는 마침내 퇴사까지 결심하게 되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마케팅 이외의 부서에서까지 결과물을 두고 이런저런 의견을 던지기 시작하면 마케터는 정말 더 이상 아무것도하기 싫어질 수밖에 없다. 아마도 게임 회사의 마케터라면 이러한 고민과 경험들을 한두 번 정도는 해봤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은 결국 마케팅 팀장에게 달려있다. 팀원과의 문제뿐만 아니라 유관 부서 그리고 외부의 경영진들과 이슈들까지 완벽하게 파악하여 현명하게 조정하고, 조율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팀장은 팀을 운영하는 매니저로서 자신의 태도가 어떠할때 팀이 갖고 있는 잠재력의 최대치를 끌어올릴 수 있고,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늘 냉정하게 판단하고,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팀장

자신의 선택이 무조건 옳다는 위험천만한 생각은 항상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팀원들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의 솔직한 마음을 확인하는 노력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마케팅 팀의 팀장은 결코 마케팅만 잘한다고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록: <미생> 속 명대사로 복기한 모바일 게임 마케팅


드라마 <미생>이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을 때 하필이면 중요한 프로젝트의 론칭 준비로 TV를 거의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 아는 동생집에 놀러갔다 우연히 선물받은 <미생>의 단행본을 밤새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처음 볼 때는 무슨 웹툰이 글도 이렇게 많고, 루즈한 일상의 직장생활을 너무 긴장감 넘치고, 오버해서 그린 거 아니냐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왠지모를 장그래의 매력에 이끌려 손을 놓을 수 없었다. 보면 볼수록 주인공들의 대사 하나하나들이 눈에 들어왔고, 순간순간 게임 마케팅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들과 교차되며 이런저런 깨달음들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미생> 속 명대사들을 다소 엉뚱하지만 마케팅과 연결하며 나름 해석을 해보았다. 

 

"모양이 눈에 들어와야 한다. 수 싸움은 그다음 형태를 익혀라, 그리고 그 형태의 빈틈과 약점을 끊임없이 연구해라"


마케팅을 할 때도 전체적이 콘셉트. 즉,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그러고 나서 어떠한 전략으로 이 그림을 풀어갈지에 대한 예상되는 빈틈과 실현 가능성을 끊임없이 확인해가는 것이 모바일 게임 마케팅이다. 요새는 이러한 마케팅의 과정보다 오직 눈에 보이는 단기적인 결과만을 고려한 마케팅 기법과 꼼수들만 바라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 같아 가끔 답답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각 분류 항목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숫자의 개수만 보고도 규모를 파악해내는 것. 그렇게 된다면 각 항목에 대한 숫자가 말하는 규모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바둑에서처럼, 한눈에 알 수 있는 ‘틀’을 구축하는 거다."


마케터는 돈을 벌기보다는 쓰는 직업이다. 벌기보다 쓰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있듯이 예산의 운용은 마케터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전체 예산이 머리 속에 그려져야 각 각의 액션들에 따른 배분 및 구성이 가능하고, 기한 내에 원하는 액션들을 모두 실행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프로젝트와 예산규모만 보고도 대충 어떤 액션이 가능하고, 캠페인 규모와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경험과 숫자력이 필요한 것이 마케터의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이다.


"순류에 역유를 일으킬 때 즉각 반응하는 것은 어리석다. 상대가 역류를 일으켰을 때 나의 순류를 유지하는 것은 상대의 처지에서 보면 역류가 된다."


마케팅을 하다 보면 경쟁 게임이 시비 아닌 시비를 거는 경우가 있다. 특히나 지금 내가 하는 게임이 잘 되고 있을 경우 새롭게 도전하는 게임들은 계속해서 시빗거리를 만들어, 자신의 게임과 경쟁게임으 동등한 선상에서 이야기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게임에 대한 브랜드도 올라갈 것이고 손해 볼게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때 마케터는 경솔하게 반응하여 남 좋은 일을 시키는 일을 범하는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이슈에 따라 즉각적으로 대응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현재 놓여지 상황과 처지를 냉정하게 판단하고,신중하게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


"기초가 없으면 계단을 오를 수 없다. 기초 없이 이룬 성취는 단계를 오르는 게 아니라 성취 후 다시 바닥으로 돌아오게 된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흥행성이 강한 사업이다 보니, 담당하는 게임이 마케터의 역량에 관계없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성공의 이유가 마케터의 능력이 아닌 경우에는 이내 실력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 마케터가 담당하는 다음 게임도 그러한 성공이 따라올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기 때문이다. 마케터는 항상 공부하고, 실력을 키워서 어떤 게임을 담당하더라도 마케터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기초를 탄탄히 해두어야 한다.


"파격. 격식을 깨는 거야. 격식을 깨지 않으면 고수가 될 수 없어"


모바일 게임 마케팅에서 파격은 마케터의 생명이다. 늘 새로운 마케팅을 고민하고, 격식을 깨는 다양한 시도를 위해 마케터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한 마케터만이 결국 좋은 게임을 만났을 때 대박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판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무엇을 노리고, 무엇에 당황하고, 무엇에 즐거워하는지는 판 안의 사람만 모르죠. 밖에 있는 모두가 알고 있는데"


론칭 시점이 다가오면 마케터는 살짝 정신을 놓게 되고,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해지게 된다. 해야 할 일은 점점 많아지는데, 준비할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결국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멘탈이 무너지면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옆에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슈에도 혼자서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며 시간을 버리게된다. 마케터는 이 경우 잠시 떨어져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다시 한번 전체적인 마케팅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돌아봐야 한다.


"바둑을 수담이라고도 한다. 내가 놓는 한 수  한 수는 곧 내 뜻이고 말이 된다. 한 판의 바둑엔 수많은 대화가 있고, 갈등이 있다. 시비가 생기고, 화해와 양보가 있다. 이기기 위해 목청을 높이는 수도 있고, 엄살을 부리는 수도 있다. 이기기 위해서 승리하기 위해선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 말만 해서는 바둑을 이길 수 없다."


마케팅팀장은 마케팅에 있어서 생각보다 많은 권한을 손에 쥐게 된다. 매체의 선택에서부터 대행사의 선택 그리고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결정 등 많은 부분에 있어서 의사결정을 하는 위치에 놓인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마케팅팀장은 팀원들과 많은 대화를 해야 하고, 팀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마케팅이라는 것이 결국 팀장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팀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기를 높여주며 밀어주고, 끌어주는 조직이 더 오래오래 재미있는 마케팅들을 많이 만들어 갈 수 있다.


"바둑은 효율의 게임이며 '중복'이라 불리는 더부살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모든 행마는 생과 사 이전에 효율을 추구한다"

 

모바일 게임 마케팅은 결국 퍼포먼스의 싸움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최고의 효율을 올리는 것이 바로 모바일 게임 마케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마케터는 모든 액션을 집행할 때 늘 효율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판단 후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족한 예산과 시간을 감당 할 수 없을 것이다.


"바둑은 조화다. 포진의 모든 수능 기존 착점과의 밸런스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물 흐르듯 흘러가야 한다."


모바일 게임 마케팅은 광고, 이벤트, 매체, 카피, 영상, 기타 등등 다양한 액션들로 구성되어있다. 이러한 모든 마케팅 액션 하나하나는 각 단계별 조화롭고, 적절한 타이밍에 정확한 액션이 이루어져야한다. 그래야만 마케터가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단기간에 기대할 수 있다. 


"어깨의 힘을 빼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은 모든 운동의 원리이자 바둑의 원리이다. 상대가 강하게 나올 때는 먼 산을 보면 된다"


모바일 게임 마케팅을 하다 보면 경쟁 게임이 어마 무시한 비용으로 마케팅을 퍼붓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출시를 준비 중인 마케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직접 상대에 이길 자신이 없을 경우에는 일정을 조절하던가 살짝 그 싸움을 피해야 한다. 한 번 싸움이 시작되면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도피의 철학은 '가벼움'이다. 짐은 다 버리고  가볍고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마케터가 담당하는 모든 게임이 성공을 거둘 수는 없다. 더 이상의 마케팅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이 들면 과감하게 모든 마케팅을 중단해야 한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움직여야 아까운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다.


"판을 흔들려는 자가 함께 흔들리는 것은 확신을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케터는 자신이 담당하는 게임을 준비할 때 기존의 판을 흔들어 보겠다는 각오로 최고의 전략을 쥐어짠다. 그러나 막상 마케팅 전략을 문서화하여 경영진들에게 보고 시에는 조금만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오거나, 부정적인 의견들이 나오면 자신의 전략에 의구심을 품고 이내 수정부터 생각하게된다. 판을 흔들 정도의 마케팅을 하고 싶으면, 마케터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충분히 살피고, 확실하게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판단이 선 다음부터는 자신의 판단에 확신을 갖고, 그 확신을 함께 일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판을 바꾸고, 지금부터 새 판을 짠다"


마케터는 이미 시장에 같은 장르의 게임들이 너무도 많고, 자신의 게임이 이 들과 경쟁해서는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과감하게 판을 바꿔야 한다. 누구나 예측 가능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새로운 타깃을 찾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도 마케터의 역할 중 하나이다.


"실리의 길은 멋은 없지만 확실하고 예측 가능하다. 반대로 세력의 길은 웅장하고 하려 하지만 한순간에 지푸라기만 남을 수 있다"


모바일 게임 마케팅은 크게 보면 2가지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매력이 높은 진성유저를 꾸준히 모으는 전략과 론칭 초반 마케팅 예산을 집중적으로 퍼부어 가능한 한 빨리 사람들을 모으는 전략이다. 게임에 대한 자신이 있고, 게임성만 충분히 받쳐만 준다면야 초반부터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이 무엇이 걱정이겠냐. 문제는 그렇지 못할 경우 그 엄청난 예산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마케터는 늘 경계해야 한다.


"바둑은 때때로 너무나 운명적이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망설임 없이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마케터도 때때로 너무나 운명적이다. 자신이 준비한 게임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늘 두려움에 떨면서도 망설임 없이 마케터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만 한다.


"바둑에 그냥 이란 없어. 어떤 수를 두고자 할 때는 그 수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이 있어야 해. 그걸 '의도'라고 하지. 또, 내가 무얼 하려고 할 때는 상대가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야 해. 그걸 상대의 '의중'을 읽는다라고 해. 왜 그 수를 거기에 뒀는지 말할 수 있다는 건 결국 네가 상대를 어떻게 파악했는지 형세를 분석한 너의 안목이 어떠했는질 알게 된다는 뜻이야! 그냥 두는 수는 '우연'하게 둔 수인데 그래서는 이겨서도 져도 배울 게 없어진단다. '우연'은 기대하는 게 아니라 준비가 끝난 사람에게 오는 선물 같은 거니까"


마케팅도 모든 액션을 행함에 있어서 분명한 목적과 의도가 있어야 한다. 경쟁 게임의 상황과 액션을 주시하며 자신이 담당하는 게임이 취해야 할 적절한 액션을 한 다음에 결과를 기대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액션들을 바탕으로 성공을 거두었을 대 다음 마케터와 프로젝트를 위해서 히스토리를 꼼꼼히 정리 후 다른 마케터들에게 공유해야 한다.


"자기가 먼저 설득되지 못한 기획서는 힘을 갖지 못해요. 스스로 설득되지 않은 기획서를 올리는 것은 책임을 다하지 못한 거죠' 기획서 안에는 그 사람만의 에너지가 담겨 있어야 해요."


맞는 말이다. 마케터도 자신이 만든 기획서를 보고 할 때 에너지를 듬뿍 담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듣는 사람이 설득 당하지 않겠냐?


"상대의 세력이 강하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타이른다. 그러나 신중이 지나치면 '소심'이 되는 법, 그게 항시 두렵다. 하나 어디까지가 신중이고 어디까지가 소심인가?

둘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성공하면 신중이 되고 실패하면 소심이 될 뿐이다.

우엇이 용기이고 무엇이 만용인가. 그 둘도 역시 백지 한 장 차이다."


마케팅을 하다 보면 의외로 사회적 이슈, 대표님의 취향, 경쟁사의 대응 등 걱정되는 사항들이 너무도 많다. 이러한 경우에 담당자는 고민 고민하다 결국 가장 안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기획을 바꾸거나, 그 기획 자체를 폐기하게 된다. 물론 그 기획이 반드시 성공을 만들어 낸 다는 보장은 없다. 사람들의 걱정대로 예상치 못한 큰 이슈를 만들어 게임에 큰 피해를 끼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을 경우 결국 파격도 평펌한 마케팅 이상의 액션은 평생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게임이 그렇지만 플레이가 선언되는 순간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몇 달을 준비한 게임도 막상 론칭이 시작되면 생각지 못한 문제들이 여기저기 발생한다. 마케터는 론칭 전 몇 번이고 준비한 것들을 체크하고 또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나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책도 마련해 놓아야 준비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순간순간의 성실한 최선이, 반집의 승리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순간을 놓친다는 건 전체를 잃고 패배하는 걸 의미한다."


마케터는 한 방을 바라거나, 눈에 보이는 마케팅 액션에만 신경을 쓰면 안된다. 순간순간 마케터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성실하게 수행하라. 언젠가는 본인이 대박 게임의 마케터가 되어있을지 누가 알겠냐?


"싸움은 기다리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상대가 강할 때는"

 

그렇다. <리니지 2: 레볼루션> 또는 <리지니 M >과 같은 전 국민이 기다리는 게임과의 싸움을 준비하는 마케터는  일단 무조건 기다리고, 시장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고수들은 냉정하다. 동시에 고수들은 뜨겁다. 그들은 차가움과 뜨거움 사이를 빠르게 오고 가는 능력자들이다."


마케터는 크리에이티브를 기획할 때는 누구보다 뜨겁게 고민해야 하며, 미디어 전략을 수립할 때는 누구보다 차갑게 효율을 분석하여 예산을 구성해야 한다. 마케터는 또한 전략적인 부분과 실행적인 부분을 항상 빠르게 오고 가며 차가운 분석력과 뜨거운 실행력을 갖추어야 하는 사람이다.


"그 '훅'이란 건 말이야. 기본 단위처럼 어떤 것이 덧붙여져도 변하지 않는 일의 핵심, '본질'을 말하는 거야"


마케터는 마케팅을 할 때 항상 일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핵심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마케터는 일의 본질을 기준으로 주어진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후반에 무뎌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늦은 이유 모두 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마케터에게 있어서 지구력과 체력은 필수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충분한 체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이 험한 바닥에서 오래오래 마케터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미생>의 드라마와 웹툰 속에 나오는 명대사를 마케팅과 연결지어  우주인의 생각으로 풀어풀어보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