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풍경. 1화
사랑: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인간은 사랑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따라서 사랑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그대로 따르면, 이는 인간은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겨지는 것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와 같이, 인접한 곳에 살면서 공동체와 같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말로 설명하고 표현하고 나니, 특히 사전적 정의를 가져오니 '이게 전부인가?' 싶은 느낌이다. 그렇다.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은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과 상태를 가져온다. 수많은 노래와 시는 물론이고 영화와 드라마가 사랑을 주제로 삼는 것은, 사람들이 '사랑 얘기 지겹다'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주제의 창작물들이 말 그대로 끊이지 않고 생산되고 소비되는 것은 인간에게 사랑이 그만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혹자는 '인간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다'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런데 그건 어쩌면 그 사람이 '사랑'의 의미를 매우 좁게 해석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의 범위를 조금 더 넓히면 명예와 인정도 사랑의 범위 안에 포섭될 수 있는데, 이는 그 두 가지 모두 결국 다른 사람이 본인을 인정해 주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사실 사랑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많은 경우 본인이 머리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사실 본인의 마음과 몸은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그런 필요가 있다는 것을 지금, 이 시점에는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후유증은 짧으면 몇 달, 길면 몇 년 후에 나타난다. 사람은 누구나 긴장하지 않고, 서로 신뢰하며 수용받는 관계가 필요하고, 우리는 그걸 '사랑'이라고 한다.
연애와 결혼은 사실 그런 사랑의, 그것도 특정한 종류의 사랑의 부수적인 결과물일 뿐, 그것 자체가 사랑은 아니다. 그리고 연애나 결혼을 한다고 해서 두 사람이 반드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엄연히 말하면 연애는 사회적인 관계에 대한 약속이고, 결혼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를 하나의 공동체로 삼겠다고 공적으로 인증하는 제도이지 그 자체가 사랑은 아니다.
난 두 사람이 연인이 되거나 결혼할 때는 두 사람 사이에 사랑으로 향하는, 또는 사랑 같은 마음이나 감정적인 상태가 있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사랑과 욕심, 욕망, 욕구는 종이 한 장 차이여서 본인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자신의 욕심, 욕망, 욕구인 경우가 적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한 감정적, 욕구적인 필요를 채우기 위해 상대를 이용하면서 그걸 사랑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사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3년 넘게, 어쩌면 이 시리즈를 마치고 나면 4년 가까이 이 공간에서 글을 쓰고 나서야 연애나 결혼이 아닌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에게 상처도 받고, 배신도 당했을 뿐 아니라 수백, 수천 번도 더 실망했지만, 나는 여전히 사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모든 고민과 생각에 사람을 넣는 편이다. 이는 나의 일이라 할 수 있는 연구를 하면서도 마찬가지다. 내 모든 연구의 시작점은 '사람'이다. 그리고 난 사람에게 단 한 가지만을 남겨놓을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게 사랑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곧 사람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다.
지난 3년보다는 4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연애와 결혼에 대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생각했던 것들은 어쩌면 내가 사람을 더 알아가고, 사랑에 대해 더 고민했던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기획하기보다는 해야 할 것 같은 생각들을 글로 써내는 편이라 내 글들은 모두 내게 의미가 부여되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리즈일 듯하다. 내겐 사람이, 그리고 사랑이 가장 중요하니까. 한 편으로는 이 시리즈를 너무 늦게 쓰는 느낌도 들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사랑에 대한 정리를 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닐까 싶다.
일단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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