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먹어도 입이 텁텁한 여름. 혀를 깨우고 싶은 맛
한여름의 더위에도, 후끈한 열이 필요한 겨울에도 생각나는 꽈리고추볶음의 짭쪼롬하고도 구수한 맛은 밥 한 알 한 알과 춤을 추고, 순식간에 그 자취를 감춰버린다.
육고기파인 내가 점심을 먹고 난 오후에도 반찬 통에 놓인 꽈리고추볶음을 발견하면, 숟가락 하나를 꺼내 밥솥에서 딱, 그저 딱 한 숟갈 밥을 떠 고추 하나 얹어 입안 가득 그들의 댄스를 감상한다. 밥 한 숟갈이 아쉽다는 표현이 바로 이때 필요한 게 아닐까.
1. 꽈리고추를 잘 씻어 물기가 빠지길 기다린다.
2. 식용유 2-3 스푼 넣고 꽈리고추를 볶기 시작한다.
3. 꽈리고추가 숨이 죽어 가라앉으면 멸치를 넣고 함께 볶는다.
4. 간장 4-5스푼, 마늘 한 스푼, 설탕 2스푼 넣고 볶는다.
5. 어느 정도 졸았다면 물엿 넣고 마무리
맛을 보고, 짭조롬한 맛을 더 원한다면 간장을 더 넣어 간을 맞춘다.
짜게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싱겁게 만들면 금방 상하게 되고 맛이 덜하다. 짜게 먹기를 권하기보다는 싱겁게 만들지는 말길. 간장과 설탕의 조합의 볶음 요리에서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밥맛이 없다 해도 뭔가를 먹고 있는 당신은 아쉬울 뿐이다. 맛은 없지만, 배는 부르고. 그럴 때 냉장고 안에서 시원하게 기다리고 있는 꽈리고추를 꺼내보자. 당신의 입은 이미 웃고 있다.